모토로라 삼킨 구글 “아이폰 타도”

일반입력 :2011/08/15 23:26    수정: 2011/08/16 09:01

김태정 기자

“애플, 보고 있나?”

‘검색황제’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나선다. 애플 아이폰 천하를 무너뜨리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만들어 최적화시킨다는 애플의 강점이 구글에게도 생겼다는 뜻이기에 파장이 엄청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에 쏠린 특허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만큼의 특허 전력 확보 역시 관전 포인트.

■IT공룡 구글, OS에 하드웨어까지 확보

구글은 미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현금 125억달러(약 13조5천125억원)에 인수한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지난 5월 현재 미국 휴대폰 시장의 15.1%를 차지한 전통의 강자다. 스마트폰 전략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밀렸지만 기본 기술력은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지난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 엄청난 관련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군침을 삼킨 ‘먹이’다.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 따라 구글은 휴대폰 제조 기술까지 확보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휴대폰을 맞춰 개발하면 경쟁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애플 역시 OS와 아이폰 기기를 함께 만들어 최적화를 맞추면서 오늘날의 인기를 만들었다. 하드웨어 기술이 없었던 구글에게 부러운 대목이었다.

그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제조사 기기들이 따라오지 못해 고전했었지만, 모토로라 인수로 고민을 털게 됐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그는 “모토로라 인수로 인해 안드로이드는 더 놀라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체를 확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삼성도 구글과 싸워야 한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는 삼성전자에게도 부담스러운 사건이다. 파트너인 구글이 경쟁자로 돌아선 것.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자회사 모토로라 모빌리티에게만 공급한다면 OS 전력이 부족한 삼성전자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갤럭시S2를 비롯한 전략 스마트폰 대부분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다른 제조사들에게 계속 개방한다지만, 언제든 변동 가능한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변수를 부담으로 안고 경쟁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와 관련해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라며 “자체 운영체제 강화 필요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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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약진 여부도 관심거리다.

근래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5위권 밖에 위치, 1위 쟁탈전이 한창인 삼성전자-애플에게 ‘논외’였지만 구글 품에 안기면 얘기가 다르다. LG전자와 HTC 등 다른 강자들 역시 불안감이 커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