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위치 정보를 허하라…악마의 앱 '봇물'

일반입력 :2011/08/13 12:17    수정: 2011/08/13 12:24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미리 지정해놓은 상대에게 전송해주는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큰 인기를 모았던 ‘오빠 믿지’ 앱이 대표적이다. ‘오빠 믿지’는 위치정보 확인을 동의한 부부나 연인의 현재 위치를 상대방에게 추적해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앱이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키며 커플들 사이에서 ‘악마의 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오빠 믿지’를 뛰어넘는 연인 위치추적 앱들이 많이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45미터 이내에 전화번호가 등록된 사용자가 있을 경우 그 위치정보를 상대방에게 전달해주는 ‘e-섀도(e Shadow)’ 앱이 등장했다. 연인관계는 물론이고 다수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앱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e-섀도’는 스마트폰은 물론, 페이스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잊고 싶은 옛 애인이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레스토랑 근처에 있거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친한 기숙사 룸메이트가 우연히 근처를 지나간다면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감기가 걸렸다고 회사를 빠졌는데 상사가 잠시 들른 카페에 본인이 있다면 그야말로 낭패다.

최근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된 ‘커플 각서’는 두 사용자 간 위치정보 공유뿐 아니라 상대방의 문자 메시지와 통화 목록까지 원격으로 열람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오빠 믿지’ 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생활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악마의 앱 종결자’로 악명이 높다.

‘커플 각서’ 앱은 두 사용자가 앱을 설치한 후 서로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사용할 수 있으며, 애인의 현 위치를 비롯해 애인이 하루동안 이동한 전체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미리 지정해 놓은 장소에 접근하면 경고음이 울리는 기능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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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대방이 ‘오빠’나 ‘사랑해’처럼 특정 단어가 포함된 문자를 주고받을 경우 실시간으로 그 내용을 열람할 수 있으며, 3분 이상 통화한 전화번호 확인도 가능하다. 커플지정에 동의한 두 스마트폰 간 채팅도 가능하다.이 같은 ‘악마의 앱’에 대응해 내 현재위치가 아닌 다른 곳을 내 위치로 지정해주는 ‘위치방어’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된 ‘어디게’ 앱은 5개까지 자신의 원하는 곳으로 가짜 위치정보를 등록할 수 있으며, 위치 변경 지속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가짜 위치를 집으로 등록해 놓는다면 위치추적 앱을 사용하는 상대방의 스마트폰에도 가짜 위치가 표시돼 실제 위치를 숨길 수 있다. 설정된 시간이 경과되면 자동 종료되며 원래의 위치 정보로 원상복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