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현금 아이템 거래…한국은?

일반입력 :2011/08/01 16:06    수정: 2011/08/02 10:34

<어바인(미국)=이도원 기자> 아이템 중개 시장에 격변이 불가피하게 됐다.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 배틀넷에 현금 거래 경매장을 도입, 이용자간 아이템 현금 거래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이템베이 등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시장이 각 게임사를 중심으로 재편될지 여부와 우리나라에도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이르면 이달중 첫 베타테스트를 시작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전 세계 이용자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개발 중인 쿼터뷰 RPG 디아블로3의 아이템 현금 거래 경매장 시스템을 깜짝 소개했다.

디아블로3식 경매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게임 머니로 거래가 가능한 금화 경매장과 실제 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화폐 경매장이다.

금화 경매장은 대부분의 게임사가 적용한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해당 경매장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화폐 경매장은 현금 또는 카드를 통해 매물로 나온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별도 충전된 게임캐시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는 필요 없는 아이템을 경매장에 내놓을 수 있고 판매 대금으로 게임캐시를 적립 받거나 실제 화폐를 제3의 업체를 통해 계좌로 입금 받을 수 있다.

랍팔도 부사장은 “디아블로3 배틀넷에 깃발 시스템, 친구 찾기 시스템 외에도 현금 거래가 가능한 경매장 기능을 선보인 것은 이용자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시장은 우려할 수 있으나 회사대 이용자가 아닌 이용자대 이용자의 안전한 거래를 돕는다는 점이 오히려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 디아블로3 화폐 경매장 선보인 이유는?

디아블로3에 화폐 경매장인 아이템 현금 거래 경매장을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아이템 거래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를 구제하고 거래 중 사기를 당하거나 아이템·계정을 도난 당하는 등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 니즈에도 부합된다는 설명이다. 블리자드 측은 현실 세계 화폐를 이용해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하려고 하는 이용자 요구를 만족시키고, 안전하지 못하고 불편한 제3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이 같은 경매장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분명한 것은 기업 이익을 위해 화폐 경매장을 선보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용자대 이용자의 안전한 거래를 도와주는 것이 큰 목적이다. 화폐 경매장을 통해 발생한 판매대금은 제3 업체를 통해 관리한다는 계획인 만큼 블리자드는 별도의 수익 모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물론 구매 및 판매에 따른 수수료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직접 관리한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확정 수수료로 무분별한 아이템 현금 거래는 막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디아블로3 화폐 경매장,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나

디아블로3식 화폐 경매장은 여러 이슈로 논란이 예상된다.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거센 반발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법을 보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련 법상 게임사가 직접 아이템 현금 거래 시스템을 지원하더라도 막을 방도가 없고 이용자 중 안전한 현금 거래를 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는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한 것이 전부다.

또 우리나라 법상 이용자간의 현금 거래는 불법이 아니다. 소위 작업장이나 불법환전상을 통해 거래될 경우에만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용자간의 현금 거래는 합법으로 보고 있는 셈.

이에 대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디아블로3의 화폐 경매장 적용 여부는 각 국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달라진다”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강행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 서비스에 앞서 법을 잘 준수해온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기업 문화와도 부합된다.

■게임사가 직접 아이템 현금 거래 허용…후폭풍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이용자의 아이템 현금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은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가 좌지우지 했으나 게임사가 직접 현금 거래 경매장을 적용할 예정인 만큼 시장 재편도 예상된다.

남은 과제는 블리자트엔터테인먼트 측이 별다른 문제 없이 화폐 경매장을 안정화시켜야한다는 점이다. 게임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화폐 경매장이 운용되어야 하고 경매장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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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디아블로3의 화폐 경매장이 단기간 자리매김할 경우 전 세계 게임사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선보일 것으로 복수의 전문가는 전망했다. 우리나라 게임사는 직접 아이템 현금 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도 높다.

한 업계전문가는 “디아블로3식 화폐 경매장은 게임사가 아이템 현금 거래를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놀랄만한 소식”이라며 “이 같은 경매장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우리나라 게임사도 적극 나서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템거래 사이트 중심의 현금 거래 시장이 게임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