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구버전 사용자일수록 멍청하다"?

일반입력 :2011/07/30 12:59    수정: 2011/07/31 10:20

주요 브라우저 사용자 가운데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쓰는 사람들의 지능지수(IQ)가 특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오래된 버전일수록 두드러진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 씨넷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지능심리측정 컨설팅업체 '앱티콴트(Aptiquant)'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IQ와 브라우저 사용'이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만 16세를 넘는 일반인 10만1천3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IQ 검사 결과값 분포를 그들이 사용하는 브라우저에 따라 구분했다. IE 6, 7, 8, 9 버전을 따로 집계한 반면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을 한 항목으로 묶었다. 파이어폭스와 별개인 모질라의 맥OS 전용 브라우저 '카미노'와 IE 환경에서 크롬 브라우저 엔진을 쓰게 해주는 '크롬 프레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래프를 살펴 보면 평균 IQ가 높은 집단 순서대로 오페라, 카미노, 크롬프레임 IE, 사파리, 크롬, 파이어폭스, IE8, IE9, IE7, IE6을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이가운데 IE6 사용자들의 평균 IQ는 80을 '간신히' 넘는다. 그에 비해 파이어폭스와 크롬 사용자 IQ 평균치는 110정도로 훨씬 높다. 오페라와 카미노 사용자들은 120을 웃돈다.

이 연구가 진술하는 바는 마이크로소프트(MS) IE를 쓰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거나, 적어도 웹브라우저 사용자들 중에는 가장 우둔하다는 내용이라고 씨넷은 전했다.

앱티콴트는 같은 조사를 올해에 앞서 5년전인 지난 2006년에도 실시한 모양이다. 당시 조사할 수 있었던 브라우저 종류는 IE6, IE7, 파이어폭스, 사파리, 오페라 정도로 훨씬 적다.

IE 브라우저가 업계를 평정했을 당시 사용자들의 평균IQ는 지금처럼 두드러진 격차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사파리 사용자 집단의 평균IQ가 가장 높긴 했지만 5년 전후간 차이가 거의 없다. 2006년 당시 최신 브라우저에 속했던 IE7 사용자나 파이어폭스, IE6 사용자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오페라 사용자 그룹이 가장 낮은 평균IQ를 나타내고 있어 1위인 현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앞서 제시한 결론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앱티콴트는 평가한다. 높은 IQ를 나타내며 이성적인 사용자라면 여러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선호할만한 대안을 찾는 경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낮은 IQ 수치를 나타내는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예전부터 써온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다른 종류로 바꾸는 시도를 하지 않고 저항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즉 오래된 브라우저일수록 보안 결함과 웹사이트 호환성 문제, 기능상의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현명하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IE9보다 IE8을 쓰는 집단이 더 낫다는 결과와 크롬보다 크롬프레임 사용자 IQ가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등 결론과 일치하지 않는 지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용자 연령대나 PC 종류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브라우저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결론인지도 불분명하다.

씨넷 블로거 크리스 매티시치크는 인터넷 조사업체 스탯카운터 자료를 인용, 전세계 43%를 차지하는 브라우저 IE를 선택한 사용자를 거론하며 말하자면 세계 절반 가량은 매우 멍청하다는 얘기라고 비꼬았다.

■국가간 평균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앱티콴트 보고서의 결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평균IQ는 해외에 비해 한참 떨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세청, 예비군 홈페이지 등 주요 공공사이트와 대다수 신용카드 및 금융정보 사이트가 IE 브라우저에서만 돌아가는 플러그인 기술에 의존한 서비스를 제공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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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공공 사이트의 서비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대체할 경우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때문에 대안을 만들기 어렵다. 즉 인기 유무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되면 그만인 일반 기업체 서비스와 달라 사용자들이 특정 브라우저 사용을 강제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선도적인 일부 은행권만이 자체적으로 운영체제(OS)와 브라우저 독립적인 웹사이트를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IE6 브라우저는 보안 취약성과 제한된 표준 기능 지원을 이유로 업계 '퇴출' 대상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구글 등 글로벌 IT업체가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서 IE6 지원을 중단키로 선언한데 이어 국내 주요 포털과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어 '오픈뱅킹'을 표방한 금융권의 다양한 브라우저 지원 역량이 업계 화두가 되면서 최신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표준 기술로 복잡한 웹서비스 전용 플러그인을 걷어내려는 시도들이 증가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