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톡 “경쟁자? 카톡아닌 애플․구글”

일반입력 :2011/07/27 11:30    수정: 2011/08/10 07:50

정윤희 기자

“사실 많은 분들이 네이트온톡의 경쟁자로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등 톡시리즈를 많이 언급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애플, 구글을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서비스의 하나로만 보지 말라는 주문이다. 네이트온톡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처럼 하나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옥에서 안재호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을 만났다. 네이트온톡 개발을 총괄한 안 본부장은 싸이월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담당하는 등 SK컴즈 모바일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출시된 네이트온톡은 유무선 연동 모바일 메신저 앱이다. 무료통화(m-VoIP)를 도입해, 네이트온톡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PC 네이트온과도 통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으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무료통화(m-VoIP)는 표면적인 겁니다.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를 플랫폼화 했다면, 우리는 네이트온이라는 것을 가지고 플랫폼화 할 겁니다. 이제 핵심의 경쟁 요소는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콘텐츠가 될 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배타적이지 않다는 점도 네이트온톡의 특징으로 꼽았다. 안 본부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카카오톡과의 상생”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우리의 몫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상황이 되면 카카오톡, 마이피플과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페이스북, 트위터와도 연동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페이스북-스카이프의 관계를 우리는 이미 싸이월드와 네이트온톡 사이에서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기술력 확보…“네이트온UC 전철 안 밟겠다”

안 본부장은 특히 네이트온톡의 장점으로 꼽은 것은 내부 기술력으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사실 전작인 네이트온UC는 외주 개발사에 개발을 의뢰해 내놓은 앱이다. 출시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되는 등 시장 상황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최대한 빨리 앱을 내놔야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했다. 때문인지 네이트온UC 역시 메신저 앱이지만, 다소 무거운 기능으로 이용자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외주 제작이다 보니 몇 가지 문제도 발생했다. 우선 SK컴즈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이용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가 없었다. 업데이트를 한 번 하려고 해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니 효율적인 진행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출시하면 끝이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가 중요한 앱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출시된 이후죠. 제가 네이트온톡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는 앞으로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네이트온UC와 네이트온톡을 비교해 보면 앱 자체가 완전히 다른 회사의 제품처럼 느껴질 겁니다.”

네이트온톡이 자신 있게 플랫폼화를 선언한 것도 자체적 개발 역량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기술력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향후 비즈니스 플랫폼 등으로 발전했을 때 제휴, 오픈, 연동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생태계 조성할 것

“네이트온톡은 플랫폼으로서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경쟁자는 구글과 애플이죠. 이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대화에 머무르지 않고 대화를 하다가도 사진, 영상 URL 등을 쉽게 주고받는 등 콘텐츠가 위주가 될 겁니다.”

네이트온톡이 생각하는 모델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개인과 법인에게 유통되고, 또 선순환 되는 구조’다. 이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무선 네이트온을 연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싸움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드웨어나 OS를 만드는 것도 플랫폼이지만, 거기에 기반한 콘텐츠도 하나의 플랫폼인 거죠. 우리는 싸이월드, 네이트온 회원이 소셜네트워크로 연동 되서 네트워크를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안 본부장이 다소 일러보이는 비즈니스플랫폼이라는 청사진을 굳이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업자만 혜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개인 사용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향후 네이트온톡은 법인회원의 참여를 통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인터넷, 커머스,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한 SK그룹의 계열사들과 협력한다.

“플랫폼 얘기는 계속 해야 합니다. 플랫폼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외국 서비스를 부러워하지만 않고 우리 안에서도 다양한 생태계가 나올 수 있겠죠. 이용자들도 네이트온톡이 글로벌 플레이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꿈을 함께 했으면 합니다.”

■네이트온톡-싸이월드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

해외진출에 대해서도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다. 이미 다국어 버전의 개발은 진행 중이며, 남미, 동남아시아, 중동,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네이트온톡 해외 버전에 대한 이용자의 요구도 뜨겁다. 안 본부장은 “네이트온톡 출시 후 가장 많이 들어온 상담 중 하나가 해외 이용자 지원에 대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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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반 기세에 휩쓸려 성급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SK컴즈는 과거 한 번 싸이월드의 해외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하반기 해외 시장 재도전에 나선 싸이월드와 함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과거의 실패 사례에서 느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글로벌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는 겁니다. 이미 시장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열려있으며, 해외 사용자나 국내 사용자나 궁극적으로 차이는 없습니다. 글로벌 사용자들이 원 스탠더드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네이트온톡의 첫 번째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