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 사라지나...6년 만에 '퇴물 처지'

일반입력 :2011/07/07 10:08    수정: 2011/07/07 17:15

정현정 기자

위성DMB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지난 2005년 차세대 방송 서비스로 주목 받으며 기대 속에 등장했지만 사업 개시 6년 만에 퇴물 신세로 전락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6일 공개한 ‘2010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방송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고 개별 방송사업자별 매출액도 대부분 전년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위성DMB 사업자는 예외다. TU미디어의 지난해 방송매출은 1천29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25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당기순손실 382억, 2009년 61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적자폭은 줄어들었지만, 이는 사업안정화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 수급 비용 등을 줄인데서 비롯한 것이라는 게 TU미디어의 설명이다.

가입자도 2009년 6월 200만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위성DMB 가입자는 185만명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더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원단말의 부족이다. 스마트폰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위성DMB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전무한 데다 올해 출시계획도 불투명하다. 현재 과거 판매된 단말기와 차량용 일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2G에서 3G로 전환되면서 일어났던 위성DMB 지원단말기 부족 문제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또 한 번 재현됐다”면서 “단말기 수급은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도 얽혀 있는 문제여서 쉽게 해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이나 해외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터키 출장에서 다우 도르슨 터키 라디오·TV고등위원장과 만나 위성DMB 교류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성DMB는 위성을 활용한 모바일TV를 최초로 구현한 사례로 사업노하우와 기술에 대해 해외에서 관심을 보이는 곳은 많지만 구체적인 수출 논의가 이뤄진 사례는 아직 없다.

지난해 11월 위성DMB 사업을 운영하던 TU미디어를 인수 합병한 SK텔링크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주사업인 국제전화 시장이 점차 감소하고 있고, 7월 추진하려던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도 방통위가 공정경쟁 저해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잠정 중단됐다. 지난 3월 방통위는 신규 수익모델 도입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과 규제 완화 검토, 기술개발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지상파DMB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위성DMB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방통위 관계자는 “위성DMB 활성화 정책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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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성DMB는 무료와 월 5천원의 유료 모델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기본 채널만을 제공하는 컴팩트 상품은 SK텔레콤에 다량 선판매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 채널을 제공하는 프라임 상품은 월 5천원의 이용요금을 받고 있다. 무료 모델로 출발한 지상파DMB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다.

SK텔링크 관계자는 “가입자를 보호하고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위성DMB의 장점을 살린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