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고속성장의 어두운 이면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임과몰입에 대해 산업계와 관계부처 대표주자들이 나와 대응방안을 논했다.
6일 국회도서관에서 ‘게임세상에서 우리 아이와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여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재하 박사는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게임과몰입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방통위는 ‘그린아이넷’이라는 청소년 유해매체 차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내외 청소년 유해사이트 차단, 컴퓨터 사용시간 제한 설정, 차단 등급 선택, 유해정보 접촉시 부모에게 휴대폰 문자 통지 기능 제공, 웹사이트 및 컴퓨터 화면 저장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정 박사는 “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보급되며 실제적인 게임과몰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조원 규모를 바라보는 게임산업이 성장에 따른 기회비용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됐다. 게임사업자들이 더 많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성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본질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억제 중심의 수동적이고 일방적인 교육적 대응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온라인게임은 친구들과 함께 즐긴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에 착안해 친구들과 공동으로 게임과몰입 예방프로그램에 접근하는 등의 방안을 고안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정현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디어중독대응부장 역시 “또래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에 무척 공감한다”며 “이와 함께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는 예방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아울러 게임과몰입 현상을 주로 보이는 저소득층, 한부모가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여성청소년미디어협회의 안성철 이사는 “게임과몰입은 단지 학생이나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게임에 대한 문화 적응력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현재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대보 씨도 참석해 열변을 토했다. 이대보 씨는 책 ‘게임중독 이대보 서울대 가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로선 청소년에게 게임만큼 몰입할 수 있는 놀이도구가 없다”며 “몰입은 학습을 포함해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는 경험”이라고 언급했다.
또 “게임 속에서 이뤄지는 클랜, 길드와 같은 네트워크는 소속감과 유대감을 제공하면서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역할도 한다. 이 같은 게임의 순기능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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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그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셧다운제에 대해 “여러 구멍이 보인다”면서 “좀 더 종합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게임사업자들에게는 “경제적 관점이나 자기통제력이 확실히 서지 않은 청소년에게 건전한 게임 이용 환경을 제공하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회 말미에서 그는 자신의 진솔한 경험을 토대로 “게임과몰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자기통제도 중요하지만 주저하지 말고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