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폭력성 논쟁 일으킨 게임들 재조명

일반입력 :2011/07/03 13:06    수정: 2011/07/03 13:41

김동현

최근 미국 연방법원이 ‘청소년 및 미성년자에게 폭력 묘사 게임 판매 금지’라는 캘리포니아 법률에 대해 위헌이라는 선고를 내린 이후 해외 언론에선 폭력성 논쟁을 일으킨 게임을 재조명했다. 주요 외신들은 게임이 그동안 억압 받아온 표현의 자유가 재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먼저 폭력성 논쟁을 일으킨 게임은 1976년 출시된 ‘데스레이스’(Death Race)로 꼽혔다. 이 게임은 차량을 몰아 게임 내 있는 괴물들을 치어 죽이는 내용으로 미성년자들에게 폭력 게임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쟁이 불거진 최초의 작품이다.

‘모탈컴뱃’(Mortal Kombat)도 폭력성 논란으로 얼룩진 게임이다. 1992년 미드웨이에서 개발된 이 게임은 실사풍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페이탈리티’라는 잔혹한 기술로 상대방을 무참하게 죽이는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신작 ‘모탈컴뱃’은 국내 정식 출시가 최종 무산돼 화제가 된 바 있다.

Id社와 존카맥을 일약 스타로 만든 게임 ‘둠’(DOOM)도 폭력성 논쟁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단골 작품. 이 게임은 뛰어난 완성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잔인하게 그려진 시체와 전기톱으로 상대방을 죽일 수 있다는 점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출시 때마다 폭력성 논쟁에 휘말리는 게임 시리즈도 있다. 바로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시리즈. 이 게임은 게임 내 시민들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할 수 있다는 점과 암살이나 납치 등 각종 범죄를 완성 시켜 나간다는 내용으로 문제가 됐다.

무차별 학살에 해당하는 게임은 ‘포스탈2’(Postal2)도 있다. 더욱이 이 게임은 무차별 학살을 넘어 시체 훼손과 동물 학대, 과도한 사회 비판 등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시체에 소변을 보거나 불로 태울 수도 있다는 설정도 문제가 됐다. 특히 여성 캐릭터를 무참히 살해할 수 있는 내용은 법적공방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 3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모던워페어2’(Modern Warfare2)는 ‘노 러시안’이라는 이름의 임무로 몇 달동안이나 폭력성 논쟁에 휘말렸다. 이는 공항에 잠입한 테러리스트가 돼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공포 게임 ‘사일런트 힐’(Silent Hill)과 ‘바이오쇼크’(Bioshock)는 어린아이를 죽일 수 있다는 설정으로 폭력성 논쟁을 겪은 대표작들이다. ‘사일런트 힐’에 등장하는 그레이 차일드 몬스터는 아동 폭력 논쟁으로 인해 게임 속에서 제거됐으며, ‘바이오쇼크’의 리틀 시스터도 비슷한 논쟁에 휘말렸다.

이 외에도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상대방을 톱으로 전달하거나 거대한 무기로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 ‘매드 월드’(MadWorld)와 상대방을 잔인하게 죽여야 더 높은 점수를 얻는 ‘블렛스톰’도 있다.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각종 사건 및 재판에 휘말렸으며 언론에 의해 큰 비판을 받았다는 점이다. 몇몇 게임은 현실에서 벌어진 총기 사건이나 모방 범죄의 요인으로 손꼽히며 법정에 서는 일을 겪기도 했다. 특히 ‘GTA’ 사태는 미국 유명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 게임들의 폭력성 여부가 아직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고 해외 언론은 지적했다. 게임의 폭력성이 이용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밝혀진 바 없고 사회적 기준 또한 명확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들 게임보다 더 잔인한 내용을 다룬 몇몇 게임은 다뤄지지 않기도 했다. 실제로 도심 속에서 살인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카마게돈’과 총에 맞은 부위가 날아가거나 내장 등 장기 일부가 그대로 노출되는 ‘솔저오브포춘’, 선정적인 모습의 캐릭터가 등장해 상대방을 무참히 죽이는 ‘스릴킬’, 스너프 영상을 따라한 연출신으로 논란이 된 ‘맨헌트’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