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모전으로 취업성공, 비결은?

일반입력 :2011/06/28 17:18    수정: 2011/06/28 18:03

정윤희 기자

좁아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공모전 열풍이 불고 있다. 공모전은 토익, 학점 등 스펙이 아닌 실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업들도 실제 업무 능력이 있는 인재를 고르기 위해 공모전 개최에 적극적이다. 공모전 입상자들에게 입사지원 시 서류전형 통과, 가산점 부여, 인턴십 기회 등을 제공하거나, 공모전 입상자를 특채하기도 한다.

이니시스(대표 전수용)는 지난해 12월 ‘뉴미디어 비즈니스 공모전’을 시행, 당시 최우수상 수상자를 특채했다. 주인공은 현재 이니시스 상품기획팀에서 근무 중인 이호철㉘씨다. 이 씨는 게임회사에서 게임기획을 하던 중, 공모전에 입상하면서 직업을 바꿨다.

이 씨는 자신의 IT분야 공모전 관련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놨다. 다음은 이 씨와의 질의응답이다.

공모전을 통해서 이직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공모전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지인이 먼저 보고 알려줬다. 이미 게임업체에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분야나 특별히 관심을 가진 분야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니시스 공모전은 신선했다. 뉴미디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공모전이었는데, 모바일이든 웹이든 흥미롭고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아이템이라도 좋았다.

상금 규모도 꽤 컸다. 무엇보다 우수상 이상이면 입사 기회와 함께 제안한 아이템을 직접 진행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 평소 관심사가 비즈니스 분야를 리서치하고 분석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었고, 실제로 2008년 벤처 창업 당시에 구상했던 아이디어가 있어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다.

공모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대학을 함께 졸업했던 친구와 둘이서 준비했다. 공모전 정보를 입수한 뒤 ‘공모전에 입상하면 입사 기회가 주어진다’며 친구를 설득해 시작했다. 친구가 디자인 부분을 맡고, 제안서는 내가 맡았다. 직장인이었던 탓에, 작업을 각자 나누어서 진행하고 저녁 시간에 온라인 회의를 통해 서로의 작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수정하면서 준비했다.

수상작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비드타임이라고 하는 소셜커머스 인터랙티브 경매 시스템이다. 소셜커머스에서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 경매를 통해 쿠폰을 판매하는 것이다. 최소 10분 이내에 입찰자가 결정되는 방식인데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경쟁 내용이 표시된다. 쿠폰 매매 방식이 경매지만, 소셜 커머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게임하는 듯한 재미있는 요소를 넣었다. 스마트폰과 PC 모두 가능하다.

특별히 집중해서 준비한 부분은.

우리 작품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설명할 경우 임팩트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디자인 같은 비주얼적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특히 아이템을 실제로 플레이되는 것처럼 데모를 만들어서 직접 시연하며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스케치플로우라는 툴을 사용해 실제 플레이가 되는 것처럼 구현해낼 수 있었다. 다른 팀은 아이디어를 문서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면, 우리는 데모 동영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것이 우리 비드타임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도움이 돼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 같다.

이니시스 공모전의 특징과 다른 공모전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아이디어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기업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공모전 입상자에게 직접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를 주는 것도 다른 공모전과 차이다. 입상자가 제안한 모델의 가치를 회사가 인정해준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제안한 아이템은 이니시스에서 특허출원을 해 놓은 상태다. 이런 것들은 다른 IT 기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니시스만의 시스템이다.

공모전으로 특채한 이니시스는 어떤 회사인가.

허튼소리라도 인정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다. 대표께서 항상 ‘차별화된 기업문화’를 강조하는데 아마도 그 때문인 것 같다. 급변하는 환경 때문에 IT업계는 언제나 다양한 생각과 트렌드에 귀 기울여야 하는데, 이니시스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속한 상품기획팀은 앞으로 시장에서 요구할 상품을 미리 준비하고 추진하는 업무를 하는 부서다보니 이니시스의 이런 문화가 더 크게 와 닿는 것 같다.

IT분야 공모전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조언을 할 만한 입장은 아닌 것 같고, 대신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려는 의지와 마인드가 중요하다. 어떤 분야든지 창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발굴하는 것은 대학생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한 비즈니스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공모전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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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자신만의 유니크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만의 DB센터를 만들었으면 한다. DB센터라는 것이 별게 아니고 자기 분야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매일 필요한 정보를 리서치하고 분류하고 가공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갖추되, 그 외에 관심 분야에 대해 꾸준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앞으로는 융합의 시대이니 만큼, 어떤 전문 분야에 다른 분야를 결합해서 창출하는 부가가치 상품이 쏟아질 것이다. 여러분들도 그런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