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워드 특허 패소…3천억 벌금보다 쓰린 것?

일반입력 :2011/06/10 17:59    수정: 2011/06/10 17:59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워드 프로그램의 확장성표기언어(XML) 기술을 둘러싸고 캐나다 소프트웨어(SW) 업체 아이포아이(i4i)를 상대로 4년간 벌여온 특허 분쟁에서 패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 등 외신들은 MS가 i4i와의 특허 분쟁 재판에서 2억9천만달러(약 3천141억원)를 배상하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미연방 대법원(SCOTUS)이 만장일치해 1심 내용인 XML 관련 특허 침해 인정과 이에 따른 제품 판매 중단 및 배상금 지급 명령을 다시 내린 것이다.

MS측은 이번 판결이 원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향후 관련법 개정을 통해 특허권이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4i는 지난 2007년 MS워드가 표준 텍스트 문서 형식인 '확장성표기언어(XML)'를 처리하는 기능을 구현하면서 자사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MS를 고소한 뒤 지난 2009년 승소했다.

MS는 소송 진행 당시 i4i 특허가 효력이 없음을 주장해왔다. 이 회사는 법원 명령에 따라 워드에서 관련기능을 제거한 오피스 2003, 2007 버전을 준비하는 한편 대법원에 수차례 항소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허에서 관건은 오피스2003과 2007에 구현된 오픈XML 문서 형식 관련 기능이었다.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은 지난 2009년 MS에게 '커스텀XML' 형식을 포함하는 XML, DOCX, DOCM 파일을 열 수 있는 워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명령했다.

이미 출시 시점이 상당히 경과한 제품들인 만큼 개인과 기업 사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MS 관계자는 본사가 기존 워드 프로그램에서 특허와 관련돼 있던 기능을 후속 버전에서 기술적으로 어떻게 처리했을지는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다면서도 특허 침해 혐의와 관련된 기능은 오피스 2003과 2007 버전에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MS가 이후 출시한 오피스2010과 맥용 오피스2011 버전,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웹기반 오피스 서비스는 이번 소송과 관련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미국 지디넷 블로거 스티븐 J. 보건 니콜스는 오히려 2억9천만달러라는 벌금은 MS에게 푼돈이라면서도 MS에겐 아직 다른 이들과 싸워 이겨야하는 지적재산(IP) 특허 분쟁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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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게 속쓰린 일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미국 정부도 MS에게 소송을 건 i4i 입장 편을 들었던 일이라든지.

지난 3월 미국 연방정부의 닐 쿠마르 카티알 법무차관이 MS에 2억9천만달러 배상금 판결을 물리는 법원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내놨던 것이다. 연방정부소속 법무차관은 대법원에서 연방정부 대리인으로 소송 수행을 맡는 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