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지갑에 포문…페이팰·애플의 대응은?

일반입력 :2011/05/31 05:43    수정: 2011/05/31 09:05

이재구 기자

구글이 휴대폰으로 신용카드역할을 하는 전자지갑, 즉 구글월릿(Google Wallet)을 내놓자 애플과 페이팰이 공세를 펼치면서 새로운 전자결제 전쟁이 시작됐다.

당장 6~7월부터 휴대폰을 카드처럼 사용하게 되면 자사의 온라인쇼핑 지불결제서비스를 잠식당당할 우려를 보이는 페이팰이 자사 출신 구글지갑 담당임원을 고발하고 법원에 손해배상,징벌 및 로열티 등을 요구했다. 또 애플은 다음 달부터 스웨덴에서 아이폰을 신용카드 결제용 신용카드리더로 바꿔주는 전자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아이폰을 사용하는 중소사업자끌어들이기에 나선다.

전자결제를 둘러싼 구글과 애플의 대결에서 구글모델은 안드로이드폰을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해 신용카드를 없애는 소비자용 모델이다. 반면, 애플의 신용결제 모델은 어떤 아이폰에라도 간단한 플러그를 장착해 유럽에서 통용되는 신용카드(IC방식)를 읽어서 즉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사업자용 모델이다.

페이팰의 경우 휴대폰이 신용카드로도 쓰이는 전자지갑 활성화가 이뤄지면 결제대행 수수료 모델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29일 씨넷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구글의 전자지갑인 구글 월릿(Goole Wallet)발표에 대해 애플과 전자지불업체 페이팰이 이 새로운 시장으로 파생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과 함께 기선 제압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페이팰의 소장에는 페이팰 출신 전 임원을 전자지갑 사업부 핵심임원으로 채용해 구글지갑 사업준비와 함께 설명회를 가진 구글임원을 대상의 징벌과 배상 및 로열티까지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여기에는 이들 임원 외에 50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지갑이 보편화되면 국내에서 컴퓨터상에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자지불결제를 안전하게 하는 대행서비스를 하는 업체들도 불똥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페이팰, 자사 직원 영입한 구글상대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

구글의 전자지갑 향방을 지켜보던 전자지불결제 대행 사업을 하는 페이팰은 구글월릿 발표일에 맞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아예 고사시켜 버릴지도 모를 구글에 대해 소송을 시작했다.

28페이지짜리의 이 소장에는 페이팰이 구글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등을 이유로 피해배상, 징벌,로열티지불 등 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구글월릿 발표 당일인 27일 페이팰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고등법원에 구글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내용은 전 페이팰 직원 출신이자 현재 구글로 이직해 구글전자지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2명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혐의다.

소장에 따르면 27일 뉴욕에서 전자지갑인 구글월릿 발표를 주도한 스테파니 틸레니어스 전 페이팰 등 2명과 함께 모두 에 대해 직권남용, 영업비밀 침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소장에서 페이팰은 스테파니 틸레니어스가 구글입사 후 판매시점관리(POS)전문가인 오사마 베디에르를 스카웃함으로써 수년간 근무하며 페이팰과 맺은 계약상의 의무(contractual obligation)을 위반했다고 적고 있다.

또 지난 1월 구글로 이직한 오사마 베디에르 전 페이팰 모바일지불플랫폼 담당이사는 자사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것이다. 페이팰은 베디에르가 현재 구글의 구글지갑을 이용한 소매상 대상 판매 및 서비스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고 소장에 쓰고 있다. 그가 구글의 내부직원들과 소매상들에게 자사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누출했다는 것이다.

페이팰은 또 베디에르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상에서 모바일 앱을 구매하는 옵셥제공 협상에 참여해 왔는데 안드로이드-페이팰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회사에 알리지 않은 채 구글과 인터뷰해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말썽많은 자리로 이직했다고 전했다.

아만다 파이어스 페이팰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담당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우리의 비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즈텔 통해 전자결제 서비스 확산 노려

구글이 27일 뉴욕에서 전자지갑인 구글월릿 발표회를 갖고 올여름 출시를 선언한 데 이어 애플도 당장 다음 달부터 아이폰을 전자결제카드리더로 만들어 주는 아이제틀(iZettle)이란 업체의 카드리더플러그 보급을 통해 구글지갑 열풍 차단에 나섰다.

이 회사는 다음 달 스웨덴에서 시작돼 유럽시장에서 스마트폰결제 확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아이제틀의 아이폰단말기 기반의 결제서비스는 미국 중심의 구글지갑 확산에 대한 유럽시장내 아이폰결제 확산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선택한 휴대폰 결제기기 아이제틀리더는 모든 아이폰을 스마트카드 지불단말기로 만들어주는 기기다. 이를 통해 어떤 전자칩을 사용한 신용카드로도 아이폰단말기상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이콥 드 기어 아이제틀(iZettle)의 공동창업자는 2천만 유럽 중소사업자들 대상으로 아이폰을 통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 단말기 사용자가 전기기술자이거나 배관공이면 그는 그 자리에서 방문서비스한 집의 카드를 청구서없이 고객들에게 즉석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아이폰용 아이제틀스마트카드리더용 플러그는 285달러(30만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이제틀은 SW와 리더를 제공하고 거래비용의 일부를 받게 될 전망이다.

드기어는 “스마트카드리더플러그는 아이폰 포트에 끼워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지불인증을 위해 개인ID번호(PIN)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고객들은 스크린에 사인만 하면 된다. 아이제틀은 PIN을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휴대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사용이 허락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용칩은 EMV의 보안표준에 따르는 칩이 될 전망이다.

드 기어에 따르면 “휴대폰에 카드리더가 결합된 이 시스템 사용자의 어떤 카드의 정보도 이 시스템의 스마트폰에 저장되지 않으며, 신용카드내장 칩을 전자결제프로세서로 연계시켜 주는 것”이다. 아이제틀은 스마트카드 정보를 저장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아이폰이외의 단말기에도 이 기기를 장착하고 싶어한다.하지만 아직 안드로이드폰용 잭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아이제틀단말기의 최대 적수는 근거리통신(NFC)칩을 사용하고 카드사용이 전혀 필요없는 구글의 구글월릿이 될 전망이다.

■다른 경쟁자들의 움직임은?

당초 차기 윈도폰 OS 망고에 모바일결제 기술을 도입, 사용자들의 휴대폰을 전자지갑으로 바꿔줄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차기 윈도폰OS 망고를 발표했지만 아직 전자지갑 얘기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블룸버그는 지난 2월말 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 MS가 올 연말 이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림도 NFC기술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누가 지불정보를 통제하는지를 놓고 이통사업자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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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비자카드도 올 연말까지 기존 스마트폰에 탈착식 마이크로SD(Secure Digital)카드를 적용한 지불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DC가 조사한 모바일운영체제 시장점유율을 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은 39.5%, 애플의 iOS는 15.7%, 리서치인모션(림)은 14.9%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