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난동 루머 퍼가기 수사의뢰?

일반입력 :2011/05/27 17:32    수정: 2011/05/28 17:27

남혜현 기자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둘러싼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자 제작진이 루머를 인터넷에 올리거나 퍼트리는 사람들을 수사의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우선 악성 루머에 대한 문제제기다. 실명이 거론되는 가수에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해당 루머에 대한 해명없이 '수사의뢰'라는 초강수를 두는 것이 도를 넘었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실명을 사용하는 SNS와 포털 게시글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23일 녹화 상황에 대한 스포일러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회의를 하는 도중 한 가수가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했으며 의자를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하고, 급기야 동료 가수 매니저를 폭행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같은 루머가 확산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가수가 옥주현이며, 상대는 이소라라는 루머를 재생산했다. 옥 씨가 미션곡 선택에 욕심을 부렸고, 이에 이 씨가 핀잔을 주는 소란이 벌어졌다는 내용이다.확인되지 않은 스포일러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확산되면서, 해당 가수에 대한 인신공격과 욕설까지 등장했다. 비난글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옥 씨는 결국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중에 게시판에 올라온 비난글에 울음을 터뜨려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나가수 제작진은 26일 스태프를 사칭해 루머를 생산·확산시키는 일부 스포일러에 대해경찰 수사 의뢰를 언급했다. 스포일러에서 실명이 거론되는 것이 해당 가수와 프로그램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날 제작진은 다른 스포일러와 달리 이번 글은 실명이 언급되며 가수들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불가피하게 글을 올리고 퍼나르는 네티즌들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포일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7일 오전에는 잠정적으로 '나가수'에서 하차하기로 한 가수 임재범이 소문의 당사자라는 이야기도 퍼져나갔다. 임 씨가 자신의 고별사 도중 진행자인 이소라가 말을 끊자 소리를 질렀고, 이에 이 씨가 함께 화를 냈다는 것이다.

나가수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끊임없는 스포일러에 시달렸다. 참여 가수, 미션곡, 탈락자를 비롯해 가수 간 관계까지 수많은 루머가 잇달아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한 누리꾼은 나가수를 일컬어 '본격 스포일러 확인 버라이어티'라는 말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번 스포일러 홍역과 수사의뢰 논란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은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가수간 경쟁을 통해 시청자에 노래가 주는 감동을 맛보게 하겠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루머와 비난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또 루머에 대해 제작진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심과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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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미투데이 계정 'na***'는 좋아하던 프로그램인데 자꾸 잡음 들리는게 너무 씁쓸하다는 글을 올렸고, 아이디 'pan****'은 트위터를 통해 이 내용은 정말 진실일까?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이같은 루머 확산이 한 연예인을 희생양 삼는 마녀사냥이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안좋은 소식이 많았는데, 무분별한 댓글이 또 다른 희생을 불러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