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데이터 펑펑, 남에게 피해”

일반입력 :2011/05/26 12:50    수정: 2011/05/26 21:46

김태정 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차 나타냈다.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 회장은 26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KTF 합병 2주년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를)막 쓰면 본인은 좋을지 몰라도 남들은 피해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통신사 회장이라 하는 말 아니라...”

이는 일부 이용자들의 막대한 데이터 씀씀이 때문에 다른 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뜻이다. 통신망이 방대한 데이터 이용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통화 끊김과 모바일 인터넷 전송속도 저하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 회장은 “수돗물이나 전력과 같이 통신 네트워크 자원은 비싸고 유한하다”며 “비싼 자원에 대해서는 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생각은 개인적으로 통신사 사장이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하고 정부에 있었던(정통부 장관)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며 “투자에 집중하면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달 초 무제한 요금제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가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면 폐지 주장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었다.

■물이 물고기를 힘들게?

사회적 통신료 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미 내릴 만큼 내렸기에 힘들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기업은 물고기, 국민은 물인데 물이 물고기를 배격하면 어찌하느냐”며 “물이 하라면 물고기가 따르겠지만 그것이 진정 국가에 이익이 될지는 다시 생각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언론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실상, 곧 KT가 잘해온 부분을 전달해달라”며 “우리 내부에서는 과거 격론을 거쳐 데이터 요금을 크게 깎는 결단을 내렸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말 KT는 아이폰 도입과 함께 무선 데이터 요율을 기존 대비 88%(패킷당 2.01원 → 0.25원) 내렸고, 이를 스마트 혁명의 계기라고 자부해왔다. 통신료가 결코 비싸지 않다는 근거로 종종 내세워 온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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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도 “스마트 혁명은 KT가 데이터 요금을 내리면서 시작됐다”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차세대 망 등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갈 시점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주 쯤 통신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월 문자 50건 무료(1천원 인하 효과) ▲음성+문자+데이터 조절 모듈형 스마트폰 요금제 ▲청소년과 노인 가입비 절반 인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