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에 숨은 코드명 '붉은매'의 비밀

일반입력 :2011/05/18 08:13    수정: 2011/05/19 08:20

올초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 차기작이 ARM용으로도 출시된다고 예고했다. x86 플랫폼에 기반한 전체 기능을 ARM 프로세서 환경에서 지원한단 얘기다. 지난달 일명 '윈도8'이라 불리는 차세대 윈도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이 해외 커뮤니티와 블로그로 유출돼 일부 윤곽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주목할 변화는 적지 않지만 정작 달라질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툴이나 실행 환경에 대한 정보는 구체화되지 않은듯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윈도8에는 닷넷 프레임워크 5 버전에 관련된 멀티플랫폼 개발 환경이나 일부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미국 지디넷의 MS 전문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지난달 윈도8에는 MS가 '레드호크(Redhawk)'라는 코드명으로 불렀던 기술이 녹아 있을 것이라며 익명의 소식통에게 잠재적으로 드라이버 모델에 관련된 레드호크의 실체를 일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레드호크는 일종의 '매니지드 코드'를 실행하는 프로그래밍 환경이다. 즉 플랫폼이거나 프레임워크 또는 그 부분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니지드코드는 개발자들이 커먼랭귀지런타임(CLR)에서 실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오버헤드를 줄일 수 있도록 경량화된 개발 환경을 지향한다. CLR은 마이크로소프트(MS) 닷넷(.NET) 프레임워크 기반을 제공하는 특수한 런타임 환경을 가리킨다.

폴리는 MS 기술전문가 패트릭 두서드가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인물이라며 그는 닷넷 프레임워크 개발팀 수석 아키텍트였고 윈도 코어 아키텍처 팀에 참여한 경력도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두서드는 폴리의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지만, 이전에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바에 따르면 당시 준비중인 거대 프로젝트 일부분으로 확장성과 멀티코어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한다.

폴리는 지난달초 유출된 윈도8 개발 빌드인 '마일스톤1(M1)' 버전을 보면 윈도8에 레드호크 프로젝트가 어떻게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어쩌면 우리는 MS가 비주얼스튜디오 2012 버전 출시를 말하기 시작할 즈음인 테크에드(TechEd)나 이번 여름쯤 (윈도8에 탑재될) 차기 닷넷 프레임워크 관련 소식을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즉 MS가 올해중 닷넷 5 버전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내년 출시될 윈도8에 닷넷 5 관련 기술을 기본적으로 지원하려면 필연적이다.

폴리는 (그런데) 닷넷 5에 대해 아무것도 들은 바 없다는 점이 오히려 더 흥미롭다며 윈도8 M1 버전에 포함된 닷넷은 아직 4.0.30215 빌드 버전이라고 지적했다.

윈도, 인터넷 익스플로러(IE), 개발툴 등 차세대 MS 기술에 대해서는 최신 소식을 접하는 MS 개발자 플랫폼 사업부(DPE)도 레드호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명확한 개념이나 정의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MS DPE 김재우 부장은 (레드호크에) 부분적으로 개입하거나 관련된 사람들은 많지만 내부적으로 기술, 개념에 대한 정리가 끝나지 않은 프로젝트일 것이라며 사내에서 오가는 메일 내용을 보면 DPE 쪽에서도 완전히 합의된 콘텐츠가 제시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폴리가 레드호크의 개념일 것이라고 추론한) '매니지드 코드' 개발 프레임워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이클과 비즈니스화하는 단계를 간소화해 준다며 개발자들이 서버, 네트워크, 클라이언트 각 플랫폼이나 주변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개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업 개발자들이 매니지드 코드 개발을 수행할 경우 예전 방식에 비해 발생하는 작업 부담이나 개발 외적인 요소에 신경쓸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실버라이트5 개발계획이나 HTML5 표준 기반 웹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과 PC를 넘나드는 멀티플랫폼 대응 추세와도 상통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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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모바일 플랫폼이 중요해지면서 윈도가 PC에 치중한 '헤비클라이언트'에서 더 가벼운 운영체제(OS)로 거듭나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MS 개발자용 간판SW) 비주얼스튜디오는 그냥 개발툴이라고 말했다.

레드호크 프로젝트는 어쩌면 SW개발이 '한 번 코딩해 여러 환경에서 돌리는 전략과 기술'을 이용하는 일반적 추세의 일환일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 언어와 프레임워크에 대한 종속성을 줄여 윈도8과 다른 플랫폼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더 쉽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