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인기채널 왜 안나오나 했더니…

공정위, IPTV 채널 구매 방해 MSO 제재

일반입력 :2011/05/15 15:06    수정: 2011/05/15 16:08

정현정 기자

IPTV의 방송채널 구매를 방해한 혐의로 케이블TV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IPTV에 방송채널 공급을 방해한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과징금 97억3천400만원을 부과하고 티브로드홀딩스와 CJ헬로비전 등 2개 MSO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티브로드·CJ헬로비전·씨앤앰·현대HCN·큐릭스 등 5개 MSO 사업자는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한 온미디어를 제재하는 한편,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CJ미디어에게는 금전지원을 해 경쟁사업자인 IPTV사업자의 방송채널 구매를 어렵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MSO는 지난 2008년 1월 IPTV법 제정으로 유료방송시장에 IPTV사업자의 신규진입이 예정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케이블방송에만 채널을 공급하도록 하는 이른바 ‘케이블 온리(Cable Only)’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2위 PP사업자인 온미디어가 그해 10월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하기로 하자 다른 PP들도 연쇄적으로 IPTV에 채널을 공급하게 될 것을 우려해 5개 MSO사업자는 자사를 통해 송출되는 온미디어 채널을 19~28% 축소하는 방식으로 온미디어에 불이익을 주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1위 PP사업자인 CJ미디어에 대해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5개 MSO가 250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실제 프로그램사용료 증액과 VOD 구매 등의 명목으로 185억원을 지원했다.

채널편성권을 보유해 PP사업자에게 거래상지위가 있는 MSO사업자가 공동으로 온미디어 제재에 가담하면서 PP사업자들이 대거 IPTV에 채널 공급을 포기했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개 MSO와 거래중인 201개 PP채널 중 IPTV에 공급되지 않는 채널은 129개로 약 64%에 이른다. 시청률 상위 40위 채널 기준으로도 올해 초까지 온미디어 7개 채널과YTN 등을 제외한 32개 PP채널이 IPTV에 공급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MSO 간 담합으로 인해 경쟁력의 관건이 되는 인기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IPTV의 활성화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유료방송시장의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됐다”면서 “IPTV의 인기채널 확보를 방해해 SO사업자의 지역독점 구조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경쟁을 회피하려는 담합을 적발한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이번 조치로 향후 IPTV에도 시청자가 볼 만한 인기채널들이 늘어나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IPTV의 방송상품 경쟁력이 확보되면 유료방송 사업자 간 가격·품질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고 PP사업자 측면에서도 거래 가능한 방송플랫폼이 확대돼 협상력이 강화되고 방송콘텐츠 산업발전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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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케이블 업계에서는 유료방송 플랫폼 간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전략을 담합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규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에서 정식 판결문이 나오면 내부 검토를 통해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력은 콘텐츠 차별화고 ‘케이블 온리’ PP 채널 운영은 당연하다”라면서 “SO의 케이블 온리 정책을 가지고 공정위가 경쟁 제한 행위로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 규제이며 이번 건과 관련해서 법원의 판단을 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