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종사자, 업계를 떠나고 싶은 10가지 이유

일반입력 :2011/05/15 08:39    수정: 2011/05/16 10:21

정윤희 기자

직장인이라면 이유가 무엇이 됐든 누구나 한 번쯤은 사표를 쓰는 것을 고민한다. 그렇다고 내키는 대로 사표를 던질 수는 없는 일.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美 씨넷은 IT 업계 종사자가 회사를 떠나고 싶어 하는 10가지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IT 업계인이 사표를 쓰고 싶을 때 한 번쯤 참고하는데 유용하다. 만약 10가지 항목 모두에 해당한다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 다른 직종을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직장이라면 어디나 있다. 그럼에도 씨넷은 “IT 분야의 스트레스는 타 직종보다 심하다”고 단언했다. 고객이나 사용자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올 때는 거의 대부분 즉시 해결해야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오류(버그) 발생, 보안사고 등이 그렇다.

때문에 IT 업종의 경우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IT서비스가 완벽하게 작동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장애 발생시 심하면 고객사와의 계약을 연장할 수 없거나 담당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씨넷은 “IT 업종에서 스트레스는 끊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항상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출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는 하루 8시간만 하고 싶다고? 씨넷은 과감하게 “다른 업종을 찾아봐라”고 조언한다. IT분야는 거의 연중무휴나 다름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웹사이트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서비스 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직장에서의 근무 시간 뿐만이 아니다. 겨우 퇴근을 하고 난 후에도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눈이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IT 트렌드, 기술 등을 따라잡으려면 자기계발은 필수다.

■임금체불

사실 임금체불은 직장인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소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면 생활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임금체불로 인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서도 개인이 회사를 상대로 체불된 임금을 받으려면 노동부에 신고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씨넷은 IT업종의 경우 영세한 규모의 개발사가 많기 때문에 임금체불이 일어나기 쉽다고 분석했다.

■대인관계

씨넷은 IT업종 종사자들에 대해 “구세주와 죄인이 한 몸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자조적이지만 IT 분야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잘 나타낸 표현이다.

잭 월렌 IT컨설턴트는 “IT 컨설팅 업무를 시작하기 전, 나 자신은 적극적이고 명랑한 사람이었다”며 “IT분야에 몸을 담고 난 후에는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변했다”고 말했다.

월렌은 “IT 업종의 모든 사람이 악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IT에서는 신속성, 변화, 위험성 등 업종 특성상 인간의 다양한 양상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령계통

다섯 번째 이유는 직장 상사다. 사실 아무리 IT관련 회사라도 사장이나 고위 임원이 IT전문가인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종종 실무진들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있다.

씨넷은 특히 개발자 등 실무진이 사용하는 PC를 10년 이상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사가 많다는 것을 꼬집었다. 결국 상사가 IT 직무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업무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지거나 아주 어려워진다.

■테크놀로지

잭 월렌은 “기술 관련 문제 때문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윈도우 사용자”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IT컨설턴트 일을 할 때 상담해온 사람 대부분이 윈도우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매일매일 시스템 유지와 보수에 성공할 수도, 혹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그만큼 업무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경쟁

직장인이 명심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자신보다 뛰어난 인재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씨넷은 “특히 IT 분야에서는 더하다”고 지적했다.

일반 직장에서의 경쟁이 1:1로 이뤄진다고 가정하자. 반면 IT업종에서는 자신보다 일이 빠르고 좋은 장비를 가진 전문가들이 전 세계에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있을 수 있다.

빌 게이츠가 “나의 경쟁자는 학교를 중퇴하고 차고에서 컴퓨터를 뚝딱거리는 젊은이들이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IT 분야는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놓치거나 최신 기술을 익히지 못하면 고용되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씨넷은 “IT 업계의 경쟁은 매일 치열해지고 있으며, 그 강도는 엄청난 것”이라고 평했다.

■클라우드

최근 ‘클라우드’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다. 씨넷은 일부 고객사와 최종 이용자들이 클라우드가 업무를 더 쉽게, 더 좋게, 더 빨리 이뤄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씨넷은 “클라우드는 IT 분야 중에서도 정의가 유동적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라며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클라우드는 안전하냐, 비용이 얼마나 드냐 등 성급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잭 월렌 역시 “내가 클라우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고객에게 구글 문서 도구를 사용한 적이 있는지 묻는다”며 “만약 ‘예’라고 대답한다면 이미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표준의 부재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표준이 있으면 IT 업무는 다소 편해진다. 그러나 실상은 기업별로 자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호환이 쉽지 않다.

씨넷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회사들이 코드를 비공개로 유지하고 표준과 호환되지 않도록 유지해 최대한 수익을 내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이들이 표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최종 사용자나 협력사 등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향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존중

대부분 일반인은 IT 전문가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과거에 IT 전문가들에게 당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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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과거 IT 전문가들은 고객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서 다소 막무가내인 수단도 서슴치 않았다”며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IT 종사자들은 존경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엔지니어에 대한 낮은 대우 등도 IT종사자들이 이직하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