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는 무제한 요금제 못해?…이통사 속앓이

일반입력 :2011/04/20 10:47    수정: 2011/04/20 16:53

김태정 기자

이통사들이 4세대(4G) 이동통신 요금제에 무제한 데이터를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르면 하반기 4G를 시작한다는 입장이지만 요금제의 윤곽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3G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도입, 망 부하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 4G에서의 무제한 요금제 도입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4G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놓고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분당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LTE를 시연했지만 요금제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은 “LTE 무제한 데이터는 검토사항일 뿐 결정한 것이 없다”며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허용 여부 역시 고민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LTE는 3G와 망이 다르기에 요금제도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이날 LG유플러스도 ‘LTE 1등을 하자’는 이상철 부회장의 사내 메시지를 언론에 전달하며 홍보전을 본격화했지만 요금제 언급은 없었다.

이통사들의 LTE 투자금액은 천문학적 규모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7천억원을 투입하고, KT와 SK텔레콤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2조원 가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투자수익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이지만 고객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요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울러 LTE 망의 안정성도 장담하지 못하기에 무제한 데이터로 인한 과부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3G에서 무제한 데이터로 인해 통화 끊김 등을 겪은 이통사들이 4G 전략은 다르게 가져갈 것”이라며 “4G로 옮기려는 고객들은 통신망 품질만큼 요금제도 잘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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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통사들이 LTE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제외한다면 고객 모으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고객들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 국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600만명으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다.

LTE는 기존 3G 통신망보다 5~7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인다. 이 같은 고성능이 어느 정도 요금으로 평가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