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홍수에 이통사 떠내려 갈라…

일반입력 :2011/04/06 10:05    수정: 2011/04/06 10:36

김태정 기자

올 상반기 신작 태블릿들의 출시가 줄줄이 예고되면서 이통사들이 난감한 표정이다. 태블릿으로 인한 가입자 증가는 반갑지만 급증할 것이 분명한 데이터 트래픽을 소화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패드2’를 이달 중 KT로 출시하며, 삼성전자 ‘갤럭시탭2’와 모토로라 ‘줌’을 비롯한 추격자들도 대기 상태다.

■통신망 포화, 태블릿이 무섭다

태블릿은 통화가 아닌 인터넷 활용이 주 목적이어서 일반 스마트폰 대비 5배 이상의 무선 데이터 용량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안 그래도 망 부족으로 고전 중인 이통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해 1월 201TB(테라바이트)에서 올해 1월 3천79테리바이트로 1년 새 약 15배 급증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1천만명 중 500만명을 확보한 결과다. SK텔레콤이 애플과 협력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2 출시 여부를 밝히지 것이 데이터 트래픽 급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당사자는 함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들이 문의하시는 아이패드2 문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현재는 출시 여부에 대해 설명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KT도 여유가 부족하다. 지난해 1월 3천600TB였던 데이터 트래픽이 올해 1월 6천TB 가량으로 껑충 뛰었다. 주력인 아이폰의 데이터 이용량은 다른 스마트폰 대비 2배에 달한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도심서도 통화 끊김, 망 투자 게을렀다?

이 같은 망 부하에 따라 휴대폰 ‘콜 드롭(Call Drop, 통화가 끊어지거나 지연되는 현상)’이 도심에서도 빈번히 발생 중이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통화 단절율은 0.55%로 지난 2009년 11월 0.19%에서 3배 이상 늘었다. 무선 데이터가 통신망을 점거한 결과다.

게다가 ‘카카오톡’과 ‘네이버톡’을 비롯한 무료 모바일 메신저들도 데이터 트래픽 증가를 부추기면서 통신망은 포화 직전까지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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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주요 태블릿을 출시했을 때의 무선 데이터 폭증 시나리오를 저마다 구상했지만 ‘답이 안 나온다’라는 반응을 대부분 내놨다. 하반기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를 시작해야 그나마 여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 대역 추가 확보가 이뤄지면 데이터가 오고 갈 '도로'는 상당히 커질 것”이라며 “와이파이와 3G에 대한 확대 역시 지속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