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픈마켓 '혼돈 그 자체'

일반입력 :2011/04/01 09:41    수정: 2011/04/01 09:58

이설영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변화는 아직 수면 아래에서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NHN은 연초, 해가 바뀌자 마자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포털, 게임, 검색광고 등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NHN이 지식쇼핑에 이어 오픈마켓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네이버의 오픈마켓 진출은 어떤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식쇼핑에 입점해 있던 G마켓과 옥션이 재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G마켓과 옥션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당연히 네이버 지식쇼핑도 G마켓과 옥션으로 인한 수익이 많았다. 이들이 지식쇼핑에서 발을 빼게 된 이상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사실은 자명했다. 이에 따라 NHN은 두 오픈마켓이 떠난 뒤의 상황에 대비해야 했고, 그 결과 직접 오픈마켓 사업에 진출하자는 결론을 냈다.

G마켓과 옥션도 네이버와의 결별을 결정하는 일이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네이버 또한 국내 최대 포털로 시장점유율이 약 70%이다. 당연히 네이버 지식쇼핑을 통한 고객의 유입이 많았다. 지식쇼핑에서 빠진다는 것은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을 포기한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자립도는 떨어지고, 네이버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는 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자구책을 찾아야만 했다. 그 결과가 종합쇼핑검색사이트 '어바웃'이다. 지식쇼핑이나 다나와처럼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오픈마켓 '4분기' 유력

NHN이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온통 실제로 언제 출범하게 될지에 쏠려있다. 소문만 난무한 상황이다. NHN 측은 이르면 3분기가 될 수 있겠지만, 4분기 정도 돼야 오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두달새 소문이 무성했지만 11월 정도가 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네이버가 기존 지식쇼핑 서비스하고 있었지만, 실제 오픈마켓을 한다는 것 그보다 몇배나 많은 노력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시스템, 불법물 관리 기술 등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단순히 데이터베이스(DB)만 가져와서 보기좋게 제공하는 지식쇼핑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게다가 네이버의 이름값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완벽한 서비스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NHN 관계자는 현재 계속 준비를 진행 중이다면서 판매자들도 새로 모집해야 하고, 고객서비스 체계도 갖춰야 하며, 결제시스템도 손봐야 하기 때문에 단시일 내 가능하지는 않고 4분기는 돼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업계 생존전략 마련 '치열'

오픈마켓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옥션이 출범시킨 어바웃은 오픈마켓 업계가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고객 유입이 많은 네이버는 그 자체로 더 없이 좋은 파트너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서 언제까지나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노력은 결실로 보상됐다. 가격비교사이트의 절대강자인 다나와의 트래픽을 이미 넘어선 것. 지식쇼핑에 있을 때와 비교해 매출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증가추세에 있다고 옥션 측은 밝혔다.

옥션 관계자는 어바웃 트래픽은 이미 다나와를 넘어섰고, 지식쇼핑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지표들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가격비교사이트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은 어떤 서비스든 그 시작점을 포털로 습관화하고 있다면서 이용자들이 한번 몸에 익힌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옥션의 선택은 매우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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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업계가 직접 추진한 가격비교사이트와 네이버가 직접 진출하는 오픈마켓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대 변혁이 예고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오픈마켓을 출범시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매우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옥션이나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업계가 그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