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아이패드, 기업시장선 성공 못해"

일반입력 :2011/03/31 10:04    수정: 2011/04/06 11:58

남혜현 기자

태블릿 시장을 열어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그렇지만 기업 시장에서 애플은 '실패'를 맛볼 것이다

델컴퓨터가 기업용 태블릿 시장을 두고 애플 견제에 나섰다. 앤디 라크 델 대기업 및 공공사업부 마케팅 부사장은 30일(현지시간) CIO오스트레일리아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이패드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기업시장에서 필패할 것이라 말했다고 美씨넷은 이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라크 부사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기업 시장에서 델이 우위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아이패드가 시장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오긴 했다면서도 장기적 안목에서 '닫혀있고, 비싸고, 독점적인' 제품보다는 '열려있고, 성능좋고, 호환 가능한 제품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패드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도전에 맞닥트렸다는 점도 근거로 앞세웠다. 라크 부사장은 애플은 환상적인 상품으로 훌륭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이 자신들의 제품을 능가하는 상황에 마주쳤다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 iOS가 폐쇄적 시스템이라는 세간의 지적을 환기하며 맹비난에 나섰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기업 시장과 원활하게 호환된다는 것. 그는 인터뷰에서 만약 당신이 많은 돈을 가지고 섬에 홀로 산다면 애플 제품은 훌륭한 선택일 것이라며 그러나 열린 생태계에서 기업환경과 연계해 사는 사람이라면, (아이패드가) 최적의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이패드가 비싸다는 점에 대해 그는 관련 액세서리를 근거로 들었다. 라크 부장은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위해 키보드와 마우스, 케이스를 필요로 하는데 적어도 1천500달러에서 1천6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씨넷은 '가격'과 '생태계'에 관련한 라크 부장의 지적이 일정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평했다. 아이패드의 가격이 버전별로 500달러에서 830달러 사이에 책정돼 있고, 기본 액세서리인 무선 키보드가 70달러, 스마트커버가 40~70달러인 것을 감안한다면 평균적으로 600달러에서 970달러 안팎의 범위에서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업시장에서 아이패드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씨넷은 반박했다. 외신은 애플이 정확한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이패드2가 얼마나 팔렸는지 알지는 못하다면서도 아이패드1의 경우 지난해 1천500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 중 80%가 업무에 아이패드 도입 용의가 있다고 밝힌 조사결과와, 써드파티업체들의 실제 도입 사례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업시장서 애플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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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애플 역시 기업시장을 겨냥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반박논리로 내세웠다. 애플이 아이패드2 마케팅 비디오에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CEO를 출연시킨 것도 기업용 SW전략을 고려했다는 평이다. 베니오프 CEO는 라크 부장의 견해에 대해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제품이 엔터프라이즈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라크 부사장은 델이 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멀티OS'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윈도7과 안드로이드 허니콤을 함께 준비 중이라며 사람들이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