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구직자 입사 능력 1순위는?

일반입력 :2011/03/23 09:46    수정: 2011/03/23 11:54

특별취재팀

게임 전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종종 받게 되는 메일 중 하나가 취업 관련 내용이다. 메일에는 게임 개발사에 취직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무엇을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이다.

답변은 간단하다. 기획이나 운영이 아닌 프로그램 또는 그래픽 아티스트를 하고 싶다면 ‘게임엔진’에 대해 배우고 습득하라고 조언을 한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엔진’에 대해 알고 모르고 차이가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게임엔진’을 배우라고 하면 성의 없는 답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국내 게임 개발사에서는 게임엔진에 대한 수요 및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언리얼이나 소스 엔진, 트리니티의 비전 엔진이나 크라이엔진 등은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에 쓰이며 주목 받았다.

언리얼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서밋 및 컨퍼런스를 진행할 정도로 보편화된 게임 대표엔진이다. 뛰어난 광원 효과와 함께 입체감을 극대화 시키는 노멀맵 효과 등 그래픽 부분에서 폭넓은 쓰임새를 자랑한다.

물론 오브젝트의 위치선정 및 방대한 지형에 대한 효과적인 제작에도 쓰인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에 주로 쓰이는 엔진이 바로 언리얼 엔진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총 3개의 버전이 나왔고, 국내에서는 언리얼 엔진2이 가장 보편화된 쓰임새를 보였다.

이에 대항하듯 경쟁하는 게임엔진을 꼽자면 크라이엔진 시리즈를 들 수 있다. ‘파크라이’ ‘크라이시스’ 등 유명 게임을 통해 선보인 크라이텍社의 크라이엔진은 물리 및 그래픽 등 게임 내 전반적인 사항에 영향을 주는 고급 엔진이다.

국내에서는 송재경 사단의 MMORPG ‘아키에이지’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 쓰이면서 알려지게 됐으며, 빠른 공간 구성 및 실제 느낌을 더한 물리 효과 등 덕분에 1인칭 슈팅 게임 등에서 많이 사용된다. 특히 광원이나 다이내믹 웨더 등의 효과는 탁월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해외 업체의 각광을 받고 있다.

소스엔진과 함께 물리 및 오브젝트 관리 엔진으로 잘 알려진 하복 엔진은 ‘하프라이프’ 시리즈로 명성을 높인 인기 게임 엔진이다. 해외 유명 게임에는 대부분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리 부분에는 정평이 나 있다. 국내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이 사용해서 화제가 됐다.

이 엔진들의 공통점은 게임 개발 시간 단축 및 다중 플랫폼에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광원부터, 그래픽의 여러 가지 번거로운 작업을 최소화 시켜주고 중복 오브젝트들의 배열 및 리소스 관리를 도와준다. 덕분에 게임엔진만으로도 충분히 어느 정도 이상의 그래픽 수준을 맛볼 수 있으며, 낮은 사양에서도 효과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추가 플랫폼 이식에서도 유리하다. 실제로 하복과 언리얼의 경우 모바일 엔진이 나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 및 휴대용 게임기 등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게임 산업의 변화로 인해 최근 개발사 구직란에는 ‘게임엔진 경험 유무’ 등의 언급도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 기본적으로는 회사에 입사한 후 배우게 되지만 미리 접해보거나 알고 있는 이용자를 선발하는 것이 개발사 입장에서도 유리한 것이다.

시중에는 게임엔진 관련 서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매우 전문적인 부분을 다루는 경우는 적지만 이를 통해 기초를 다진다면 국내 개발사는 물론 해외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갖출 수 있다.

그리고 무료 SDK를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기본적인 기능과 간단한 오브젝트 위주로 구성돼 폭넓은 개발을 경험하긴 어렵지만 기초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매년 꾸준히 개최되는 게임엔진 관련 컨퍼런스도 참가해보는 것이 좋다. 오는 29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차세대 게임엔진 및 미들웨어 청사진을 조망하는 주제로 개최되는 ‘게임테크2011’(http://gametech.gamespot.co.kr)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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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게임테크2011’ 컨퍼런스는 언리얼엔진3을 비롯해 모바일 언리얼 엔진, 차세대 하복 엔진, 크라이엔진3 등에 대한 시연 및 여러 가지 볼거리로 풍성하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에 최적화 시킨 엔진 사용 기법 등 개발자들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다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엔진은 개발에 대한 또 다른 미래라고 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은 물론 게임엔진에 대한 탄탄한 지식까지 더해진 인재를 개발사들은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