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2 내달 한국 출시" 왜?

일반입력 :2011/03/23 00:44    수정: 2011/03/23 14:05

김태정 기자

'반격에 찬물을….'

애플이 내달 아이패드2를 한국에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탭 차기작보다 시장에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지진에 따른 반도체 수급 난항으로 인해 아이패드2의 한국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깨졌고, 삼성전자는 상황이 급해졌다.

■애플의 기습, 갤럭시탭2 출시 언제?

애플은 22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패드2의 미국 외 2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켰다고 공지했다. 정확한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전파인증 기간 등을 감안하면 내달 중순 출시가 유력하다.

가격은 전작과 동일한 499달러부터이며, 특별한 환율 변동이 없는 이상 국내서 60만원대부터 구입 가능할 전망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 경영자가 특별히 가격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애플의 이번 발표는 ‘기습’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반도체 수급 난항과 미국 내 매진 사태로 인해 당초 아이패드2 국내 출시가 내달에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차기 갤럭시탭과 모토로라 제품이 먼저 나오고, 아이패드2가 이들을 추격하는 시나리오를 전망했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2일 첫 공개한 갤럭시탭 8.9인치 모델을 한 달 내 출시하지 않으면 아이패드2에 선수를 뺏길 가능성이 높다.

그간 제품을 공개 후 약 4~5개월 뒤 국내에 출시했던 관행을 지킨다면 아이패드2의 독주를 당분간 지켜만 봐야할 상황이다. 애플이 이 부분을 노렸다는 ‘억측’도 이미 들려온다.

KT는 물론 삼성전자의 돈독한 파트너였던 SK텔레콤도 아이패드2를 제대로 팔겠다고 강조하는 모습이다. 애플 전용 AS센터를 이들이 만드는 등 삼성전자가 보기에 불편한 일들이 산적하다.

■“아이패드2 이렇게 싼데…”

문제는 가격이다. 애플은 아이패드2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 32GB에 3G+와이파이 버전을 729.99달러(약 81만원)에 판매한다. 전작 대비 구동속도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초강수’로 풀이된다.

기존 갤럭시탭 출고가를 99만5천500으로 책정했던 삼성전자는 사양을 잔뜩 올린 차기작 가격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와이파이만 지원하는 모델은 아이패드2와 비슷하게 맞췄지만, 3G+와이파이는 이통사와 협의가 아직 시작 단계다. 모토로라 태블릿 '줌'의 경우 와이파이 버전은 아이패드2 수준이지만 3G를 비교하면 70달러 가량 비싸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가격 경쟁력이 약하고 애플과의 싸움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태블릿 시장 점유율 70~80%가 아이패드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애플이 아이패드2 한국 출시를 공지한 22일은 삼성전자의 8.9인치 갤럭시탭 발표일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북미이동통신전시회(CTIA) 2011’ 현장에서 별도 행사를 열고 8.9인치 갤럭시탭을 공개했는데 애플이 본의 아니게(?) 이른바 물타기를 한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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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탭 8.9인치와 10.1인치 모델 모두 두께를 아이패드2 대비 0.2mm 작은 8.6mm로 맞추고, 이용자환경(UX)도 개선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크기의 갤럭시탭으로 시장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며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