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 도입,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게임테크2011 기획특집-1]

일반입력 :2011/03/10 13:47    수정: 2011/03/11 11:16

특별취재팀

국내 게임 개발사들에게 게임엔진은 그리 달가운 존재는 아니다. 비싼 가격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에 최적화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점 등 여러 난점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신들에게 맞는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는 개발자들도 많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게임엔진에 대한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해외 개발자들은 앞 다투어 최신 게임엔진을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확장 엔진도 공개, 다중 플랫폼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모션과 그래픽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뛰어난 품질 향상을 시켜주는 게임엔진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을 위해서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 카드가 됐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국산 대작 MMORPG의 공통점은? 바로 '게임엔진'

동시 접속자 16만 명을 돌파하며 올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 반열에 오른 한게임의 ‘테라’는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의 뛰어난 그래픽 효과를 선보였다. 이는 테라 개발에 활용된 언리얼 엔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테라는 언리얼 엔진의 최신 버전인 3.0으로 개발됐다.

언리얼 엔진은 대형 게임사에서 주로 활용하는 상용 게임엔진. 엔씨소프트와 초이락게임즈는 각각 ‘블레이드앤소울’ ‘베르카닉스’를 언리얼 엔진3을 활용해 개발 중이다.

언리얼 엔진은 지난 1994년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이라는 게임에 처음으로 사용됐다. 이후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인 ‘기어즈 오브 워’와 ‘레인보우 식스:베가스’등에 사용되어 세계 최고의 게임엔진으로 등극하게 됐다.

언리얼 엔진만 게임 개발에 활용된 것은 아니다.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은 소스 엔진을,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는 FPS 전용 게임엔진으로 알려진 크라이엔진의 최신 버전을 온라인 게임 개발에 첫 도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대작 또는 블록버스터급이란 수식어가 붙는다는 점이다. 이는 높은 개발비 때문일 수 있으나 언리얼, 크라이 등의 유명 상용화 게임엔진으로 완성도를 극대화 했기 때문이라고 복수의 전문가는 설명했다. 시장에서 상용 게임엔진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 이유다.

자금력과 개발력을 앞세운 대부분의 게임사는 이같은 상용 게임엔진을 구매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 과거 국내 개발자들이 상용화 게임 엔진보다 자체 개발엔진을 선호하던 모습과 달라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엔진 도입이 필수가 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래픽과 물리엔진, 미들웨어 등을 하나의 통합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결국 게임 개발 기간이 단축, 상용 게임엔진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도 상용 게임엔진을 선호한 첫 번째 이유로 개발 시간 단축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PC 기반 다중 플랫폼 게임 ‘크라이시스2’의 경우 크라이엔진3을 도입해 뛰어난 그래픽 효과는 물론 소스의 적절한 관리, 물리엔진 등이 사실적으로 적용돼 게임엔진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로 업체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고 있다.

세반 얼리 크라이텍 대표는 “게임엔진의 도입은 게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선택”이라며 “게임 ‘크라이시스2’에도 도입돼 있지만 크라이엔진3는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게임의 완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물론 게임엔진이 게임 완성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유명 개발자들도 게임 엔진 선택을 통해 타 게임과의 차별화를 마련하기 위한 도구로 내다봤다.

상용 게임엔진에 대한 국내 게임개발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다. 메가뉴스가 개최해온 ‘게임테크 컨퍼런스’(http://gametech.gamespot.co.kr)가 매년 성황을 이룬 것도 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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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테크는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전문가 컨퍼런스다. 이 행사는 매년 유명 국내외 개발자가 강연자로 나서 게임엔진 및 미들웨어 정보, 그래픽 기술 등을 참관객에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테크 행사는 오는 29일에도 개최된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게임테크는 삼성 코엑스 그랜드볼륨 전관에서 오전 오후로 나눠 진행된다. 마크 컨 레드5스튜디오 대표의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명 개발자가 다양한 주제 발표에 나설 예정인 만큼 국내외 개발자의 높은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