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수상하다

일반입력 :2011/03/08 08:30    수정: 2011/03/08 13:51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출범 반년이 지났다. 이 가운데 GLS의 달라진 e스포츠 시장 분위기와 생중계 방식, 과거 스타크래프트 리그 보다 낮은 수준의 경기 내용이 e스포츠팬들의 관심을 장기간 끌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월 첫 개막전을 시작으로 세간의 관심을 끈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가 아직 기대 이상의 성과는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GSL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e스포츠파트너사인 그래텍(곰TV)가 주최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리그다. 이 리그는 시즌1을 시작으로 스타1에서 전향한 유명 프로게이머가 속속 출전, e스포츠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GSL의 첫 시즌에서는 신예 과일장수 김원기 선수가 화제로 떠올랐으며, 이후 스타1 테라 황제 임요환과 천재테란 이윤열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출전 하는 등 세를 확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첫 개막전에 참석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국에 방문해 GSL 개막전을 직접 볼 수 있어 즐겁고 흥분된다. 스타2는 블리자드의 자랑스러운 작품이다”면서 “블리자드는 스타2의 개발(e스포츠 서비스 등)을 위해 6년 넘게 준비해왔다. 선수들이 GSL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GSL 출범 반년…성과는?

그동안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GSL의 성공을 자신하면서 국내외 e스포츠 시장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상금을 국내 최대 규모로 끌어올린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있었기 때문. 지난해에만 6억 원의 상금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e스포츠 관계자 대부분이 GSL 출범 반년이 지난 지금 성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그대로 답습한 또 하나의 리그일 뿐이라며 색다른 재미 요소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과거 스타크래프트 리그와는 다르게 수백만 명의 e스포츠팬들을 몰고 다니는 진풍경이 연출되지 않았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더라도 과거 팬들의 관심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유명 프로게이머 양성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볼만한 경기 내용이 없다는 얘기가 들리는 이유다. 임요환 이윤열 선수 등이 경기에 출전할 경우에만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한 관계자의 증언도 있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GSL은 임요환과 이윤열 선수 등의 출전 여부에 따라 시청률의 차이가 명확하다”면서 “스타 리그 당시 유명 프로게이머의 화려한 컨트롤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소송, 중계방식 등 시장 복합성이 GSL 흥행 발목?

그렇다면 GSL이 유명 프로게이머의 부재만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지 못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에 대해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스타크래프트2의 흥행 여부와 소송, 생중계 방식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지난해 7월 출시된 스타2는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작의 게임성을 바탕으로 보다 화려해진 그래픽 효과와 영화와 같은 시나리오가 이용자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스타2는 국내 보다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으로 전해졌다. 이는 장르의 한계성 때문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GSL 흥행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에 PC방협회와의 갈등 뿐 아니라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MBC게임 등의 기존 e스포츠 터줏대감과의 스타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이 GSL의 흥행에 일부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복수의 전문가들은 그래텍이 자사의 인터넷 기반 방송채널인 곰TV를 앞세우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고려하지 않은 생중계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다.

GSL의 국내 누적 시청수는 첫 개막전 이후 5개월 만에 1억회를 돌파했다. 반면 시장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없으면 결국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는 e스포츠 팬들은 GSL의 첫 개막전 이후 스마트폰 등의 생중계 플랫폼을 요구했으나 인터넷과 케이블을 통한 생중계를 고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GSL의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도 활성화 부분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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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경기는 곰TV 사이트 외에도 예당미디어의 케이블TV ETN, 대원방송, IPTV 쿡TV, 인터넷 쿡존, 케이블 ETN 등에서 중계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시장에서는 GSL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임요환, 이윤열 선수 등 과거 스타1 영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며 “신예 양성과 소송 갈등으로 인한 e스포츠팬들의 이탈 방지,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경기 생중계가 GSL의 흥행에 꼭 필요한 요소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