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너 마저”…SKT 몰아주기 끝났다

일반입력 :2011/02/21 13:50    수정: 2011/02/22 16:18

김태정 기자

SK텔레콤을 집중 밀어줬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줄지어 KT와 손잡았다. 이 행렬에 삼성전자까지 동참해 관심이 증폭된 상황이다.

다른 파트너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집중했던 SK텔레콤은 충격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KT “우리가 언제 싸웠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자사 첫 근거리무선통신(NFC) 탑재 휴대폰을 SK텔레콤 대신 KT로 출시했었다. 당시 SK텔레콤 역시 해당 제품 출시를 추진했으나 삼성전자가 KT를 선택했다.

이 때만해도 삼성전자의 특급 파트너는 여전히 SK텔레콤이며, KT는 소기 성과를 거둔 정도로만 평가됐으나 올 들어 일이 커졌다. KT가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넥서스S의 이달 말 출시를 발표한 것.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소식 하나, 그동안 준비해 온 넥서스S 출시가 확정됐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합작한 넥서스S는 SK텔레콤의 올 초 스마트폰 주력으로 꼽혀왔다. SK텔레콤 단독 출시 후 몇 달 뒤에야 KT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SK텔레콤 우선 정책을 삼성전자가 수년간 펴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넥서스S를 출시하면서도 KT와 ‘공동’이라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특급 스마트폰을 단독 출시하며 아이폰을 견제했기에 더 그렇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간 ‘스마트카’ 협력에 SK텔레콤이 아닌 KT가 참여한 것도 최근의 기류를 드러낸 사례로 풀이된다.

■SKT는 삼성만 챙겨?…이유있는 KT 行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에만 제품을 넘겼던 팬택, HTC, 모토로라 등도 줄줄이 KT와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제품만 팔면서 ‘나머지(?)’를 등한시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작년 말 HTC와 팬택이 KT로 전략 스마트폰을 첫 출시했고, 최근에는 모토로라까지 같은 행보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왔다.

모토로라의 경우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이 1988년 이동전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단말기를 독점 공급해왔기에 KT행이 더 파격적 소식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SK텔레콤이 국내 1위 이통사임을 감안해 적극 협조했지만, 최근 들어 받은 대우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해 7월 간담회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올인했다”고 직접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우군들을 잃어가며 집중 챙긴 삼성전자까지 KT로 향하면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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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리서치인모션(RIM)이나 소니에릭슨 등이 SK텔레콤만을 의존 중이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서는 고전 중인 주자들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를 스마트폰 라인업의 에이스로 두면서 다양한 제품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 라인업 규모도 경쟁사 대비 크게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