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스크린 대세지만…활성화는 '첩첩산중'

일반입력 :2011/02/21 09:31    수정: 2011/02/21 10:09

정현정 기자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N스크린’ 경쟁이 뜨겁지만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콘텐츠 수급과 저작권 갈등 등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근 방송·통신·인터넷사업자부터 TV제조사들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보유한 플랫폼의 장점을 살린 N스크린 서비스를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방송사업자들은 콘텐츠를, 통신사업자들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제조사들은 TV를, 포털업체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플랫폼과 콘텐츠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는 아직 어려운 과제다. 향후 콘텐츠 저작권을 둘러싼 갈등도 해결해야 할 산이다.

■ICT업계 N스크린 ‘각축전’…승자는 누구?

국내외 통신·방송·인터넷·제조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이 N스크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이 판매하는 모든 기기 간 콘텐츠를 동기화해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야후와 MS 등 인터넷 기반 사업자들은 PC 환경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과 TV영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시스코는 스트리밍방식,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기 간 직접 네트워킹(P2P) 기반의 N스크린 서비스를 ‘2011 CES’에서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달 TV셋톱박스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TV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N스크린 서비스 ‘갤럭시S 호핀’을 내놨다.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IPTV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IPTV 서비스와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포털업체인 KTH의 ‘플레이’는 콘텐츠 사업을 기반으로 1만 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영역을 확장 중이고,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도 지난해 7월 60개 실시간 방송채널을 서비스하는 웹TV ‘티빙’을 출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으로 스크린을 확장 중이다.

■‘떡 줄 사람 생각 않는’ N스크린

이처럼 각 업체별로 N스크린 전략을 강구하고 있지만 저작권료와 킬러 콘텐츠 확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N스크린 서비스 활성화에 쟁점이 될 전망이다.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들은 스크린이 하나 더 생기는 만큼 추가 저작권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은 아직까지 광고 외에 뾰족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지불해야 할 저작권료가 늘어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킬러콘텐츠 확보도 문제다. ‘실시간 지상파 채널’이 미디어 전략의 핵심인 만큼 각 사업자들은 지상파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수익 배분과 저작권 등의 이유로 콘텐츠 제공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N스크린으로 인해 콘텐츠의 가치가 증가한다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들의 논리지만 플랫폼이 늘어나도 사업자들이 대가를 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지상파 콘텐츠는 무료라는 사업자들의 인식을 극복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체 플랫폼을 확보해 N스크린 서비스에 나섰다. 지상파 채널을 비롯해 SBS스포츠, SBS CNBC, SBS플러스 등 계열 채널들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SBS ‘고릴라’가 대표적이다. MBC도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광고 플랫폼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아 N스크린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스크린이 늘어날수록 TV 시청률은 감소할 수 밖에 없어 ‘N스크린 서비스는 자기 시장 잠식’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콘텐츠 사업자들까지 콘텐츠 사수와 주도권 확보 등 미래 전략 차원에서 시장에 뛰어들어 N스크린 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면서 N스크린 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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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킬러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하드웨어 업체인 애플은 콘텐츠를 모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면서 “사업자들이 애플과 같은 모델을 가져온다면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