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확대,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악재’?

일반입력 :2011/01/14 14:56    수정: 2011/01/15 13:26

송주영 기자

올해 IT시장 화두는 ‘태블릿’이다. 지난 라스베이거스 가전쇼에서 볼 수 있듯 올 한해만 수십여종의 태블릿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은 부품 시장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는 태블릿 시장이 메모리업계 등 부품 시장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 확대가 꼭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태블릿 시장 확대가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혼란을 몰고 올 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태블릿용 디스플레이는 재고가 넘쳐나는 동시에 공급은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이서플라이는 태블릿 수요를 기대하는 것은 다른 부품업계나 디스플레이 업계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하며 새로 출시될 태블릿 시장을 공략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서플라이가 예상하는 올해 태블릿 출하대수는 5천760만대. 지난해 1천710만대에서 3배 성장한 수치다. 이 시장 최대 수혜주는 애플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내년까지 아이패드 출하량은 전체 태블릿 시장에서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에 맞서는 경쟁사들의 제품 출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HP, RIM, 델 등이 태블릿 제품 공급을 시작했거나 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이외에도 수십개 회사가 태블릿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디스플레이 업계도 신규 태블릿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경쟁이 디스플레이 업계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아이서플라이 예측이다. 조 아벨슨 IHS 디스플레이 담당 부사장은 “애플 경쟁사들 디스플레이 초점이 넷북, 노트북에서 태블릿으로 옮겨갔다”며 이같은 흐름이 패널업계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벨슨 부사장은 “태블릿 시장은 너무나 새롭고 시장 규모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태블릿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들에게 양산능력을 확대하는 모험을 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블릿 시장의 서로 다른 패널 크기, 스펙 등도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악재다. 여러 스펙을 맞춰주면서 여러 제품을 양산하다가 결국에는 대대적인 할인, 적용되지 못한 디스플레이 폐기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현상은 또다시 공급부족과 재고초과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원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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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태블릿 시장 확대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버티는 AMOLED 시장에서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태블릿발 AMOLED ‘비약적 발전’도 새로운 추세로 꼽았다. 태블릿 제조업체들이 AMOLED 디스플레이 적용을 늘리면서 재료, 공정과정, 제품 양산능력을 개선하려는 대규모 투자도 전망됐다.

선도업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뒤따라 투자에 나선 LG디스플레이 외에도 1~2개 업체가 모바일 AMOLED 시장에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