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경선 없는 미루온라인…“소셜게임 원조”

일반입력 :2011/01/10 14:38    수정: 2011/01/22 20:48

전하나 기자

1998년, 이웃 나라 일본을 무척 좋아했던 24세 한국 청년이 생각했다. 한일 양국이 ‘툭 터놓고’ 서로에 대해 솔직하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일번역엔진을 탑재한 커뮤니티게임 ‘미루온라인’을 서비스하는 그레이트풀데이즈(대표 고요환)의 최초 시작이다.

3년 전 오픈한 미루온라인은 고요환 대표가 13년 전 만든 온라인커뮤니티 ‘KJ클럽’에서 나온 발상이다. KJ클럽은 한일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안다는 한일채팅사이트. 현재 3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이야 쉽게 일본드라마를 보고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는 일이 흔하지만 고 대표가 KJ클럽을 만들던 당시만 해도 한일 양국의 사이는 멀었다. 문화적 교류는 한없이 더뎠고 정치적으로는 민감한 사안 투성이었다. KJ클럽은 그러한 한·일 양국 사이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던 중 국내에는 온라인게임 벤처 열풍이 불었다. 그레이트풀데이즈는 게임산업에 눈을 돌렸다. 커뮤니티의 개념을 게임으로 확장하면, 한·일 이용자들이 좀 더 쉽게 문화적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2005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미루 온라인은 2007년 일본 서비스까지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이용자들은 이 게임에 접속하면 한일번역엔진을 이용해 언어 장벽 없이 실시간으로 채팅을 즐길 수 있다.

미루 온라인은 ‘May I Like You?’의 줄임말. 게임명 표방하고 있듯 이 게임은 이용자들이 단순히 채팅을 하거나 게임플레이에 몰두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친밀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레이트풀데이즈의 슌타로 쿠오이 COO는 “미루 온라인은 게임 이용자들이 같이 낚시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며 “국적이 다른 이용자들이 국경선 없는 하나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교류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셜게임이 유행하고 있지만 특정 국가 간의 교류 시스템이나 그래픽을 활용한 것은 미루 온라인 뿐”이라고 자부했다. 이쯤되면 미루 온라인을 요즘 ‘대세’인 소셜 게임의 ‘원조격’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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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큼이나 게임을 만든 회사 분위기도 독특하다. 그레이트풀데이즈는 50여명의 직원 중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이 반반이다. 직원들은 게임 내 접속해서 사내회의를 하며 일주일에 2번씩은 사내 어학스터디도 자발적으로 운영 중이다.

그레이트풀데이즈의 올해 목표는 현재의 한·일 게임 서비스를 한·중, 일·중 등 동아시아 전반으로 넓혀가는 것. 그간 미루온라인 개발에 치중하다보니 소홀했던 KJ클럽 운영도 신경 써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추세에 맞춰 새 단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