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원 감독 "누구나 공감하는 작품 만들 것"

일반입력 :2010/10/13 09:43

서영준 기자

“꿈과 현실이란 주제로 누구나 겪었을법한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5일 폐막한 ‘인디애니페스트 2010’에서 ‘코피루왁’으로 대상을 수상한 한지원 감독의 설명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인디애니페스트 2010’은 국내 유일의 독립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창작에 힘을 쏟는 국내 애니메이션 작가들을 육성하고 지원한다는 취지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단편 애니메이션 경쟁작 및 국내외 초청작 등 총 105편의 작품이 상영됨과 동시에 수상작 결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중 ‘코피루왁’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한지원 감독과 12일 홍대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수상 소감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한 감독은 영화제 심사위원들로부터 ‘주제의식을 선명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체를 거리낌 없이 활용한 장점이 있다’ ‘솔직함, 세대의 감정과 개성, 그리고 생활의 살아있음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애니메이션 영화계의 실력자로 통한다.

아직까지 감독이란 호칭이 어색하다는 한 감독은 “단지 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출품을 결심하게 됐다”며 말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 중 좋은 작품이 많아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치도 못한 대상을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기분은 좋지만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작품 제목을 ‘코피루왁’으로 지은 이유로는 “작품 속 대사 중 ‘난 좋은 직장 가서 코피루왁을 마시면서 잘 살고 싶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입시와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들의 심정과 작품의 주제의식을 잘 드러내는 말이라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코피루왁’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 씨앗을 채취해 만든 유명 커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코피루왁’은 성공의 상징인 셈.

어린 시절 큰 할머니가 만화가게를 운영 해 자연스레 만화를 접했다는 그녀는 “만화를 그리면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고등학교 때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꿈을 키웠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애니메이션 속 인물의 동작을 완성 하려면 초당 24개의 프레임이 필요한데 하나 하나의 동작을 완성시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당히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라 때론 밤을 새기도 하지만 즐겁게 작업에 임한다”고 애니메이션 작업의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후 작품 활동에 대해 “앞으로도 실험적이고 어려운 작품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특히 차기작에서도 평소 학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