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인프라 전략 다른 길…누가 웃나

일반입력 :2010/09/30 16:35    수정: 2010/09/30 17:04

KT는 와이브로, SK텔레콤은 WCDMA를 모바일 네트워크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LTE를 병행한다는 공통점을 빼면 두 회사의 선택이 엇갈린 것. 이미 전투는 막이 올랐다.

세계 이통사들은 음성통화 품질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시켰지만 무선 데이터 부분에서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이다. '핫 트랜드' 스마트폰이 발생시키는 기하급수적 트래픽을 감당할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이 스트레스의 실체다. 이는 통신 품질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자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 LTE를 도입 중이지만 다른 지원책도 필요한 것이 사실. 1, 2위 사업자 SK텔레콤과 KT의 엇갈린 전략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KT, ‘LTE+와이브로+와이파이’ 네트워크 총동원

KT는 30일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인텔과 공동기자간담회를 개최, 와이브로를 무선인터넷 백홀로 활용하는 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과거 LTE를 구상하던 때와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다”라며 와이브로와 LTE는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한다“고 밝혔다.

와이브로와 LTE는 4세대(4G) 이동통신기술표준을 놓고 경쟁 중이다. 현재는 한국이 개발한 와이브로가 LTE에 밀리는 형국. 미국 와이브로 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도 LTE도입을 검토하는 등 와이브로 위기론이 거세졌다.

KT는 와이브로와 LTE를 함께 수용하면서 각 네트워크에 트래픽을 분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다양한 통신수단을 구축해 놓고, 가입자가 상황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현재 데이터 트래픽 폭증 추세로 볼 때 3G와 LTE로도 부족하다고 봤다”며 “와이파이와 모바일 와이파이로 용량증대를 준비한 사업자만 고객응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영 KT 코퍼레이트센터장(부사장)은 “HSPA+ 등 트래픽 관리 위한 여러 방법이 나와 있다”라며 “LTE는 ADSL과 접속시켜 주파수를 늘리는 것”이고 “와이브로와 와이맥스는 광케이블기반으로 액세스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단 이 전략의 단점은 각 네트워크의 수용기반이 다르다는 단점이 있다. 네트워크간 연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수시로 통신접속 수단을 바꿔야 한다.

이에 김일영 KT 코퍼레이트센터장(부사장)은 “3W 네트워크 간 핸드오버 기술을 개발 중으로 내년 이 기술을 탑재한 기기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 ‘LTE·펨토셀·HSPA+’ 통신망 업그레이드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데이터 펨토셀과 LTE, HSPA+ 등 CDMA 기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이른바 ‘데이터 하이웨이’ 전략을 진행중이다.

이 전략은 네트워크를 대중소 단위로 세분화하는 것이 핵심. 기반이 다른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고 차세대망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실외와 교통수단을 포함하는 대규모 지역에는 WCDMA 데이터 수용량을 대폭 늘리고 LTE를 활용한다. 기지국의 데이터 수용 용량을 2배로 늘리고 데이터 전용으로 주파수를 할당한다.

직장과 학교 등 소규모 지역에는 데이터 펨토셀을 도입해 트래픽을 소화할 계획이다. 펨토셀은 일반적인 초고속 인터넷 회선에 펨토셀 AP장비를 연결해 해당 지역 내 데이터 트래픽을 기지국 신호와 별도로 수용하는 기술이다.

상대적으로 와이파이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와이파이가 폭증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소화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와이브로는 보완수단으로 활용된다. HSPA+와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해주는 개인용 DBDM(Dual Band Dual Mode) 브릿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와이브로 커버리지 확대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장용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이동성과 전국 커버리지, 안정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다”라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추세 따르는 SKT, 독자노선 KT

KT와 SK텔레콤의 네트워크 디자인은 멀티네트워크와 주파수활용 등으로 전략 차이를 보인다.

이중 SK텔레콤의 선택은 세계적인 추세와 비슷하다. AT&T나 버라이즌 등이 활용하는 네트워크 전략과 유사하다. 이들도 펨토셀, HSPA+업그레이드 등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용량증대를 꾀한다.

KT의 선택은 사실상 세계적으로 유일한 구상이다. 일단 와이브로·와이맥스를 3G통신과 함께 전국서비스하는 통신사가 드물다. 가진 수단을 모두 동원해 이용하겠다는 전략은 KT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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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의 와이브로 전략이 성공하게 되면 세계 통신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미국 와이맥스 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마저 LTE도입을 검토하는 등 와이브로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에 반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KT와 SK텔레콤의 선택이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용량증대는 뚜렷한 한계를 갖는다. 용량을 늘려도 폭증하는 트래픽을 소화할 수 없는 시점이 오기 때문이다. 계속 용량을 늘리더라도 이 추세를 따라잡기에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