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뷰]미드 같은 스릴, 모바일 ‘역전재판3’

일반입력 :2010/09/13 09:17    수정: 2010/09/13 13:19

정윤희 기자

“이의 있음!”, “잠깐!” 박력 있는 변호사들의 외침이 다시 한 번 모바일에서 울려 퍼진다.

캡콤엔터테인먼트의 유명 GBA 및 닌텐도DS 게임 ‘역전재판’ 시리즈가 또 한 번 이용자들을 찾아왔다. 전작들을 한글화해 모바일로 이식한 넥슨모바일(대표 이승한)이 이번에는 최신작 ‘역전재판3’를 내놓은 것. ‘역전재판1’, ‘역전재판 소생하는 역전’, ‘역전재판2’에 이어 원작사 캡콤의 감수를 받고 내놓은 4번째 작품이다.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 변호사의 에피소드 중 완결편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국내에서 모바일로 근 1년 만에 출시되는 후속작이다. 한 편의 추리소설을 직접 엮어가는 듯한 스토리와 전편보다 높아진 그래픽 퀄리티 등으로 국내 ‘역전재판’ 시리즈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달 말부터 SKT, KT를 통해 서비스 시작한 ‘역전재판3’를 플레이 해봤다.

■ 탐정-법정, 두 가지 재미 동시에

‘역전재판’ 시리즈는 모바일에서는 흔치 않은 ‘법정 추리물’이라는 장르답게 탐정-법정 두 가지 형태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게 된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서 증언과 증거를 수집한 후 이를 토대로 법정에서 검사 혹은 증인과의 일전을 통해 무죄 판결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모바일로 이식됐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스토리와 흐름은 그대로다. 3편은 튜토리얼 격인 ‘추억 속의 역전’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가 5년 전 처음으로 스승인 아야사토 치히로를 만나는 스토리다. ‘역전재판’ 시리즈를 처음 접한 이용자라면 ‘추억 속의 역전’을 통해 대강의 플레이 흐름을 익히면 된다.

기본적으로 법정은 하나의 사건 당 최대 3일까지 재판을 거치게 돼있다. 중간 중간 증인을 동요시키고 증거를 제시해가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잘못된 증거를 제시했을 때는 화면 우측 상단의 게이지 바가 깎여나가므로 신중히 생각해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탐정 모드에서는 사건 현장, 현장 주변, 구치소에 수감된 의뢰인 등을 직접 만나러 다니며 증거를 수집하게 된다. 초보 이용자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법정에서 필요한 증거를 다 모으지 못하면 스토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 현장에서는 사소해 보일지라도 나중에는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성실한 조사가 필요하다.

게임은 ‘추억 속의 역전’ 외에도 ‘도둑맞은 역전’, ‘역전의 레시피’, ‘시작의 역전’, ‘화려한 역전’ 등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이용자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법정 추리를 즐길 수 있다.

■ 캐릭터 보는 재미도 ‘쏠쏠’

‘역전재판’ 시리즈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등장 캐릭터들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각각의 특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

스토리의 주축을 이루는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는 가끔은 샤프하기도, 또 때로는 약간 멍청한 모습이, 조수이자 영매사 아야사토 마요이는 지나친(?) 발랄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조연 캐릭터들에게도 각각 캐릭터성이 부여돼 이용자들에게 한 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나루호도 류이치의 라이벌 검사로 등장하는 미츠루기 레이지, 고도 검사뿐만 아니라 이토노코 형사, 야하리 등 다양한 캐릭터들에게 팬층이 형성돼 있기도 하다.

■ 역전재판, 모바일도 “괜찮네~”

콘솔이나 PC 버전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은 모바일로 이식했을 경우 이용자들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의 한계와 개발상황의 제약 때문에 원작의 명성에 못 미치는 작품이 나오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전재판3’의 경우 모바일이라는 점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바일인 만큼 화면이 훨씬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법정 모드에서는 인물들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역전재판’의 묘미인 변호사의 외침 “받아라!”와 “이의있음!”도 나름 잘 살렸다. 한글 버전으로 더빙된 목소리와 원작을 그대로 살린 사운드는 게임 플레이의 빠뜨릴 수 없는 감초다. 아울러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들과 달리 진동모드가 도입돼 강조해야 할 답변에서 휴대폰 진동으로 스릴감을 느낄 수도 있다.

■ 풀 수도, 안 풀 수도 없다?…‘사이코록’

모바일 ‘역전재판3’라고 해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T 이용자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속도 버그는 ‘역전재판3’의 대표적인 옥의 티다. 속도 버그는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필수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사이코록’을 푸는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 현재 각종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SKT 이용자들이 올린 버그 리포트가 등록돼있다.

넥슨모바일측은 게임 상의 버그는 없다는 입장이다. 넥슨모바일 관계자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은 콘텐츠는 프로그램이 구동되는 폰 사양에 따라 속도, 해상도, 사운드 음질 등이 다소 다를 수 있다”며 “게임 상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용량 문제로 에피소드(ep)1, 2, 3으로 나눠진 것도 다소 아쉽다. 대다수 모바일게임의 이용자가 청소년인 만큼 게임 하나를 세 개로 각각 다운받아야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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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넥슨모바일 관계자는 “하나의 모바일게임 용량이 4MB를 넘을 수 없는데 역전재판3 같은 경우는 전작들보다 용량이 방대해 6MB에 이른다”며 “워낙 분량이 길기에 분할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역전재판’ 시리즈는 전작을 플레이 해보지 않아도 플레이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각 에피소드들이 옴니버스 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 다만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데다 1, 2, 3편을 아우르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 예를 들면 ‘도둑맞은 역전’에서 등장하는 키리오가 “오랜만이에요, 나루호도씨”하고 말을 건네는 식이다. 때문에 좀 더 몰입감 있게 플레이 하고 싶다면 전 시리즈를 다 플레이 해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