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2D→3D 변환 '마술상자'는 없다”

일반입력 :2010/05/13 10:27    수정: 2010/05/13 11:13

류준영 기자

“2D에서 3D로 변환하는 마술상자는 없다. 존재하지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D 화면을 3차원(D) 입체영상으로 변환(컨버팅)하는 기술에 관해 회의적인 견해를 이 같이 밝혔다.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쉐라톤 워커힐에서 열린 제7회 '서울 디지털포럼 2010'에 참석, '상상력과 기술 신(新) 르네상스를 맞다'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3D TV시장에서도 3D 콘텐츠 부족으로 이 같은 기술(2D→3D 컨버팅)이 ‘리얼3D’로 전환해 가는 과정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대부분 제조사들도 3D TV에 이 같은 기술을 채용, 시급한 콘텐츠 공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 대안으로 놓고, 제품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자칫 이 기술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기존 2D 영상을 3D로 변환할 경우 콘텐츠 보급에 '땜질 처방'은 가능하나 이로 인해 생산된 품질저하의 3D 콘텐츠가 3D시장 확대에 되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이날 졸속 3D 상영으로 혹평을 받았던 ‘타이탄’을 실패한 사례로 꼽았다.

이에 앞서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카젠버그는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영화(타이탄)가 3D 시장을 망친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타이탄'은 애당초 2D로 촬영됐으며, 3D 변환에 10주가 소요됐다.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그만큼 입체감도 떨어졌다. 일레로 3D 흥행대작 ‘아바타’에 이어 붐을 이어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2D로 촬영돼 3D로 변환과정을 거쳤지만 6개월이란 장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수반됐다. 작업시간 봐도 저속한 품질의 3D 작품이 제작됐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실제 흥행성적을 보더라도 ‘타이탄’의 경우 3D 매출이 전체 26%에 불과했다. ‘아바타’가 5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63.7%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 국내 멀티플렉스 상영관도 타이탄의 3D 상영을 꺼려했다.

이러해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3D 콘텐츠의 품질은 유지되어야 한다”라며 “2D-3D 컨버팅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죠스’나 ‘반지의 제왕’ 등 고전영화 중심으로 이뤄지대 이제부터는 3D로 상영할 영상 작품이면 모두가 3D 방식으로 철저히 기획되고 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D-3D 컨버팅’ 기술을 마술상자에 빗대며 “납(2D)을 금(3D)으로 만드는 마술상자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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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3D시장이 하드웨어가 주도권을 쥐면서 자연스레 ‘콘텐츠의 틈(Contents Gap)’이 생겼다”라며 “기존 3D 영화를 모두 재생해도 3일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콘텐츠 부족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각 방송사들도 3D 촬영장비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고 카메라 제조사들도 3D 카메라 생산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라며 “HD로 방송 패러다임이 변활 때와는 다른 전개가 기대되며,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3D 콘텐츠의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50~60인치 대형 3D TV는 훨씬 더 좋은 3D 효과를 만들기 때문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3D는 최상의 궁합”이라며 2D와는 차원이 다른 훌륭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