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휴대폰 업계 '시큰둥"

가격대가 변수...대응은 자제

일반입력 :2009/09/23 15:22    수정: 2009/09/23 19:23

이설영 기자

방통위가 아이폰 출시를 허용함에 따라 국내 휴대폰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에서와 같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과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23일 전체회의에서 애플이 위치정보법(LBS법)에 따른 위치정보사업자 허가 대신 이통사의 이용약관을 통해 소비자 고지 및 동의만으로 아이폰 출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수개월 전부터 애플과 아이폰 출시를 두고 계약을 벌여 온 것으로 알려진 KT가 이르면 내달에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KT 출시에 이어 SK텔레콤 출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3GS, 30만원 이하면 적절할 듯

아이폰의 경우 '앱스토어'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휴대폰 시장에 한 획을 긋는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이동통신시장 구도를 기존 사업자 중심에서 제조사로 변화를 꾀해 이동통신업계에서는 혁명으로도 평가 받았다.

따라서 아이폰 국내 출시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 국내 아이폰 판매량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요소는 보조금 규모이다. 보조금 규모가 크면 판매량이 많겠고, 그렇지 않다면 적은 판매량에 그칠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다.

지난 6월 출시된 아이폰3GS의 경우 미국에서 3년 약정을 조건으로 16GB와 32GB가 각각 199달러(24만원), 299달러(36만원)에 판매됐다.

일단 KT는 신형인 아이폰3GS와 구형인 아이폰3G를 모두 시판할 것이며, 요금제의 경우 4~9만원으로 3종의 전용요금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이폰3GS를 보조금 등을 통해 30만원 이하에 출시한다면 KT와 애플이 기대하는 수준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4분기는 휴대폰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로, 아이폰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아

기대만큼 시장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오래전부터 시장을 선점, 이들 제조사들은 국내시장 성공 등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시장은 단순한 제품 기술력 뿐만 아니라 해당 나라의 문화, 정부정책, 이동통신사와의 관계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폐쇄적인 구조를 가진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외산폰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이폰의 경우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지만, 이미 대중화 된 DMB 등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한 국내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애프터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이 애플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와이파이 탑재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 스마트폰 2종 출시…LG, 계획 없어

국내 제조사들은 아이폰 국내 출시가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시장 파급력을 예상하기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폰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내달 T옴니아 후속의 '옴니아2'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 옴니아2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채용하고, 4인치 디스플레이의 대화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또 햅틱UI 2.0을 지원하고, LCD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폰도 내달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이통사도 결정되지 않았고 스펙이나 조건 등에 대해 공개된 사항도 없기 때문에 영향력에 대해서는 뭐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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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실제 아이폰이 이슈가 되는 만큼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출시계획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연말 쯤 한 모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아이폰이 많이 회자되기는 하지만 실제 그 숫자는 적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이폰 출시를 그렇게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이에 대항할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