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은 우리꺼"

일반입력 :2008/07/14 17:32

김태정 기자 기자

‘오페라’란 웹브라우저가 어떠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네티즌의 약 97%가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오페라란 웹브라우저 이름을 처음 들어본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즐기는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페라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닌텐도 ‘위’나 ‘DS’를 가졌다면 이미 오페라 사용자다. 알게모르게 모바일 세상에서 꽤 퍼져있는 웹브라우저가 바로 오페라다.

모바일만 놓고보면 오페라가 받아든 성적표는 가히 놀랍다. 데스크톱 시장서 점유율 1%도 안되는 그 오페라가 맞나 싶을 정도다.

삼성전자·모토로라·보다폰 등 세계 휴대폰 시장 패권을 다투는 강자들이 앞다퉈 신제품에 오페라 브라우저를 탑재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삼성 ‘SGH-i900 옴니아’도 인터넷은 오페라 기반으로 돌아간다. 업계는 현재 세계 1억대 이상 모바일 기기에 오페라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오페라 공급업체인 오페라소프트웨어가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예상대로 모바일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오페라소프트웨어의 닥 혼닝스보그 부사장은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은 오페라의 것이다. 이 분야에서 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오페라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지금의 경쟁우위를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음은 혼닝스보그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오페라 모바일의 선전이 놀랍다.

최근 5분기동안 200% 이상 모바일 브라우저 사업이 성장했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이들 사이에서 오페라는 매우 충성도 높은 제품이다.

오페라 인기 비결이 무엇인가?

사용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에 바라는 점은 간단하다. 바로 PC에서와 똑같은 속도와 기능을 제공해 달라는 것이다. 브라우저 제작자 입장에서 이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그래픽 수준과 하드웨어 사양 측면에서 아직 휴대폰은 PC에 한참 뒤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페라는 분명 PC와 동일한 인터넷 기능을 휴대폰에서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웹페이지를 4초이내 로딩하며 화면 수준도 PC와 다름없다. 페이지의 원하는 부분을 빠르게 확대하는 ‘스몰 랜더링’ 기술도 인기 요소다.

모바일 브라우저에 대한 투자 이유는?

다른 전문가들의 말처럼 앞으로의 인터넷 세상은 모바일이 주도할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에 매달리는 것도 모바일 세상에서의 위치 확보를 위함이 아닌가.

그리고 이 모바일 인터넷 세상이 오면 미리부터 투자를 강행한 오페라가 ‘개국공신’이 될 것이다. 누구나 모바일 인터넷으로 웹 서핑을 즐기며, 이를 오페라가 주도하는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도 모바일 브라우저에 관심이 많다.

그들과 오페라는 사업 집중도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오페라는 브라우저만을 제작하는 유일한 회사이다. 물론 파이어폭스를 만든 모질라도 브라우저만을 다루지만 기업이 아닌 비영리재단인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 MS의 경우 PC서 사용하는 익스플로러와 모바일에 탑재되는 브라우저가 다르다. 모바일 브라우저는 PC와 별개로 따로 개발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페라는 PC 브라우저를 그대로 모바일에 탑재하고 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모바일 임베디드 운영체계를 지원할 수 있는 강점 덕분이다.

휴대폰 이외의 다른 모바일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휴대폰은 오페라가 생각하는 모바일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TV나 PMP, STB 등 가전제품들이 네트워킹 기능을 탑재해감에 따라 여기에 필요한 브라우저도 만들고 있다.

이미 닌텐도 ‘위’와 ‘DS’ 등 인기 게임기와 필립스 최신 TV에 오페라가 적용됐다.

한국시장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삼성전자와 같은 최대 고객사의 본진이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서 연간 3억대 이상의 휴대폰을 출시해 오페라 뿐 아니라 다른 모바일 브라우저 경쟁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오페라는 3년전 한국에 지사를 내고 활동해왔으며, 본사 차원에서의 투자도 계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환경은 익스플로러 중심으로 구성돼 오페라 사용이 힘들다.

특히 익스플로러의 파일 유포 툴인 ‘액티브X’가 한국 인터넷에서 필수인 것으로 안다. 액티브X는 악성코드 유포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불안정한 기술이다. 오페라는 절대 액티브X를 지원할 계획이 없다. MS도 스스로 액티브X를 줄이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다른 브라우저들이 액티브X를 지원해주기 바라는 대신, 표준을 지향하는 세계 웹 환경을 따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같은 관점에서 한국 전자정부가 웹 표준화 방향으로 개편됐다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