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절반이「게임광」

일반입력 :2005/06/23 13:39

장박원·유주연 기자

이서훈 씨(가명·19)는 지난해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했다.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면서 성적이 뚝 떨어졌고 스스로 학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자퇴서를 냈다.그는 부모 도움을 받아 인터넷 중독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게임을 하지 못하면 여전히 마음이 불안해지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다.인터넷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인터넷 중독자' 중 절반가량이 게임광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경기도 연천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기난사 사건 범인이 게임을 즐겼고 이것이 비극의 단초가 될 수도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정보통신부 산하 정보문화진흥원(KADO)은 2004년 한 해 인터넷 중독 상담 총 1만8299건 중 49%인 8978건이 게임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22일 밝혔다. 인터넷 게임 중독을 호소한 사람 중에는 사이버 공간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거 나 게임 때문에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연령별로는 중학생이 8909명으로 가장 많이 인터넷 중독 상담을 의뢰했으며 고 등학생(4739명) 초등학생(3800명) 대학생 순으로 집계됐다. 일반인은 상대적으 로 상담 건수가 많지 않았다. 인터넷 중독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정통부와 게임업계는 전문 상담 교육자를 육성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게임산업개발원은 최근 게임 중독 지수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완료했다. 하반기에는 시·도별 전국 청소년 종합 상담실과 연계해 중독 클리닉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청소년 문화를 포괄한 대규모 실태조사를 거쳐 예방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모든 산업이 발전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면서 "현재 게임 중독을 병리적인 현상으로 간주해 치료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개발원 차원에서 전국의 상담사와 연계해 중독 클리닉 운영에 나 설 것"이라고 말했다.게임업체도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2년 출범한 정통부 산하 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 상담 센터에 2억1000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리니지와 같은 인기 게임에 중독을 방지 하기 위한 경고장치를 삽입했다. 게이머는 1시간 단위로 '게임을 ○○시간 했습니다, 건강을 위해 잠시 쉬었다 하세요'와 같은 경고 메시지를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