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 게임즈 송재경 사장「이젠 온라인 레이싱 게임」

일반입력 :2004/03/03 00:00

김찬준 기자 기자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을 만든 사람.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인 리니지를 만든 개발자.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할까? 해외에서는 제이크 송(Jake Song)으로 알려져 있는 송재경 사장이 엔씨소프트를 떠난 지 거의 일년만에 자신이 새운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XL 게임즈와 함께 모습을 공개했다.게임스팟(이하 GS)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게임 회사는 어떻게 설립했나? 팀 구성은?송재경(이하 송) : 작년 3월 엔씨소프트를 떠나고 한동안 쉬었다. XL 게임즈를 설립한 지는 10개월 정도 됐다. 리니지를 같이 개발했던 엔씨소프트 출신의 동료 4명과 창업해, 현재 XL 게임즈에는 8명의 식구가 있으며 조만간 개발파트에 2명 정도 더 충원할 예정이다.GS : XL 게임즈에 대해 설명해달라.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나? : XL 게임즈는 엑설런트(Excellent)한 게임을 만든다는 뜻으로 사내 이름공모를 통해 뽑았다(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 내가 지은 이름을 뽑게 됐다 ). 현재 만들고 있는 게임의 이름은 가칭 ‘XL Race’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다.GS : MMORPG의 살아있는 전설이 레이싱 게임을 만든다니 의왼데 이유는? : 글쎄... 동료들이 모두 자동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레이싱 게임을 만들게 된 것 같다. 사실 롤플레잉 장르가 온라인 게임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성, 레벨업, 경쟁, 세계관, 전투, 마을, 채팅,... 그러나 롤플레잉 게임 장르는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레이싱 게임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자 모두 의견일치를 보였다.GS : 현재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몇몇 서비스 중인데 해 보았는지? 아직 온라인 레이싱 게임은 패키지 게임에 비해 액션성도 조금 약하고 네트워크 싱크 부분 등의 해결해야될 문제가 있는 듯 하다. XL Race는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 음... 베타 서비스중인 온라인 레이싱 게임 몇 개를 해 보았는데 솔직히 말해 충분히 많이 못해봐서 잘 모르겠다. 지적한 온라인 레이싱 게임의 네트워크 문제는 아직 고려해보지 못했고 현재로서는 액션성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 게임의 물리 엔진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네트워크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내가 처음 바람의 나라를 만들 때 사람들은 “한 화면에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했었지만 지금은 수천명이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은가.GS : 그렇다면 온라인 레이싱 게임의 성공 요소라면 뭐가 있을까? :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시뮬레이션 성격의 정통 레이싱 게임에 온라인의 장점을 입힌 게임이다.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성공하려면 ① 차를 모는 느낌을 잘 살려야 한다. - 따라서 레이싱 게임의 액션성을 잘 살리기 위해선 물리 엔진을 잘 만들어야 한다. ② 네트워크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 초를 다투는 승부를 해야하는 만큼 네트워크 동기화 부분을 잘 설계해야 한다. ③ 게임의 연속성과 게이머의 소유욕을 만족시켜야 한다. - 일회성 플레이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게임적 요소를 잘 섞고 자동차를 자신의 캐릭터화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④ 조정은 쉽고 사실감은 높여야 한다. - 진입장벽이 높아서는 안되므로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하되 그래픽과 사운드 등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만들어 몰입감을 높여야 한다.GS : 얘기대로 만들어진다면 대단한 게임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레이싱 게임처럼 VS 승부를 해야하는 게임에 온라인 게임의 특성인 연속성과 캐릭터성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 사실 우리도 고민중이다(웃음). 현재로선 게임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통해 유저가 자신의 차량을 수많은 옵션과 아이템으로 꾸며 자신만의 차를 갖게 하는 것과 여기에 몸값과 능력이 천차만별인 드라이버를 고용해 게임에 임할 수 있게 한다는 수준의 기획 단계다.GS : 게임에 임할 때 능력치가 달라진다면 공평성이 없어 재미가 없을 텐데... : 자동차마다 게임에 임할 때의 능력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나 드라이버의 능력과 유저의 게임 숙달도는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스를 익히고 특성을 알아가며 레이싱에 자신이 늘어간다면 드라이버를 키워 비싸게 팔수도 있을 것이다. 드라이버 트레이드도 활성화되지 않을까?능력치와 상관없는 아이템이나 치장들도 게임 재미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레벨이 높은 게이머는 레이싱을 통해 얻은 사이버 머니로 자동차도 훨씬 멋있게 꾸며질 것이며 출발선에서 레이싱 걸들의 환호를 받으며 출발할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남의 이목을 많이 신경 쓰기 때문에 이러한 것은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아 그런데 우리 기획 내용이 게임스팟에 실리고 나면 다른 데서 다 구현해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말한 기획들을 다시 해야할텐데...(웃음)GS : 음...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기획대로 만들어지는 게임 거의 못 봤다. 거창하게 시작해서 어설프게 만들어지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가. 기획력과 개발력은 다른 문제인 것 같더라. 하지만 송재경 사장이라면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란 투리스모 같은 레이싱 재미에 지금 말한 온라인 특성들 결합된다면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다. : 요즘 게임들은 기술적 격차는 거의 없다고 본다. 유저의 입맛에 맞으면서 참신한 기획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와 얼마나 잘 구현하고 서비스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GS : XL Race는 얼마나 개발된 상태인가? 언제부터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나? : 지금은 전혀 보여줄 게 없다. 물리 엔진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야 프로토 타입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개발이 얼마나 걸릴지도 정확하게 판단이 안된다. 계획으로는 올해 안에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내년에는 서비스를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GS : 개발자에서 사장이 됐는데 앞으로 개발에 치중하게 되는가. 아님 경영에 치중하게 되는가. 경영 철학이 있다면? : 물론 개발이다. XL 게임즈는 순수 개발사다. 게임을 만들면 퍼블리셔에서 우리 게임을 퍼블리싱하게 할 것이다. 나는 갑자기 큰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다.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해 유저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게임을 개발, 발전시킬 것이다. 의견 수용을 계속 할 것이며 구현해 나갈 것이다. 나는 이를 ‘인터랙티브 개발’이라고 부른다.GS : 개발비용은 충분한가? 벤처 캐피털 투자나 퍼블리셔 등의 파트너사를 찾고 있지는 않는지? 해외 게임사와의 파트너십 생각은? : 현재 투자는 전혀 받지 않은 상태다. 초기 개발비는 많이 들지 않아 우리 자금으로도 충분히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돈 때문을 떠나서 투자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개발사고 개발사의 역할은 개발만 잘하면 된다. 유능한 퍼블리셔와 손잡는 것은 우리도 바라는 바다. 그러나 창조적인 게임 개발에 방해가 되는 경영 참여는 바라지 않는다.GS :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