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선거…우리도 해적당 생길 수 있을까

[조중혁 칼럼] 온라인에 무게를 둔 정당을 기다리며

전문가 칼럼입력 :2018/03/27 16:12    수정: 2018/03/27 18:29

조중혁 IT 칼럼니스트
조중혁 IT 칼럼니스트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왔다. 선거와 IT는 밀접했다. 선거가 IT를 발달시켰으며 IT가 선거를 발전시켰다.

IT 기술은 선거와 함께 발전한다. 1844년 모스가 발명한 전보를 주의 깊게 본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몇 년 후 남북전쟁이 일어날 만큼 어수선한 넓은 미국을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전보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신문사와 지지자에게 전보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자신이 국회에서 한 연설을 각 주에 전보로 빠르게 전달했다. 영리하게 통신을 이용해 대통령이 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그는 노예 해방으로 유명한 링컨이었다.

에이브러험 링컨.

■ 트위터 첫 사용된 2006년 선거 때 투표율 상승

하와이는 원래 독립국가였으나 19세기 중반부터 미국이 극동을 연결하기 위해 전략적 중간 기지로 활용했다. 하와이 진주만은 미국 태평양 함대 사령부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독립국가였던 하와이를 미국으로 편입시켜 미국 입장에서는 영토확장과 함께 미국의 극동정책의 안정을 가져온 대통령이 윌리엄 매킨리이다.

그는 에스파냐(스페인)와 전쟁을 승리하기도 해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를 나누어 받기도 하였다. 그는 미국의 영토확장을 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하원의원일 때 관세를 50%를 올리는 법을 통과시켰는데 대공황 원인이 되었다는 비난을 온전히 받고 있어 인기 있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가 대통령이 될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영리하게도 당시 첨단 기술이었던 전화의 중요성을 알아보았다. 이를 적극적으로 선거에 활용해 당선 된 최초 대통령이었다.

IT가 후보자의 지지율을 올리는 용도로만 활용된 것은 아니다. 요즘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국가통계포털)

선거는 보안이 중요한 분야이다. 이 때문에 폐쇄적인 플랫폼을 선호한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기기를 도입한 선거는 2011년 11월 7일 오리건 주 하원의원 선거였다. 친구의 10대 딸과 섹스를 하여 물러난 데이비드 우(David Wu) 후임을 뽑는 선거였다.

이 때 사용한 디지털 기기가 아이패드이다. 폐쇄적 플랫폼으로 조작과 해킹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큰 화면과 쉬운 조작법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선거위원회는 병원, 마트, 공원 등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투표를 권유했다. 투표를 원하는 유권자는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준 후 아이패드를 통해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투표율이 낮은 것이 문제였다. 국회의원 선거가 1948년 95.5%를 찍은 이후로 46.1%를 찍은 2008년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1985년에 약간 반등하기는 했지만 다음 선거에서 다시 떨어져서 대세는 역시 지속적인 하락이었다.

국회의원 선거 뿐 아니라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 90%를 기록한 이후 계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투표율이 다시 상승의 추세로 이어가고 있다. 약 60년 동안 수 많은 비용을 들어서 홍보, 교육, 제도 개선 등을 해 왔지만 멈춤 수 없었던 투표율 하락은 어떻게 상승 될 수 있었던 것인가? 2006년은 트위터가 서비스가 된 원년이다.

이때부터 투표율이 상승하게 되고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때부터 SNS에서 일어난 인증샷 문화를 주목한다. 선관위가 60년 동안 엄청난 돈을 쓰고도 상승 시키지 못한 투표율이 SNS 대중화로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

■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당 언제쯤 나올까

정보통신은 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도구였을 뿐 스스로 주체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스스로 주체가 되려고 하는 시도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파이어럿 베이(Pirate Bay)는 스웨덴 사이트로 알렉사 기준으로 전 세계 88위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 사이트이다.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로는 세계 최대이다. 주로 불법적인 토렌토 파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정보의 자유를 넘어 자유로운 저작권 파일의 교환 등을 주장하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을 이 사이트가 유럽 전체에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스웨덴 경찰이 파이어럿 베이를 없애기 위해 압수 수색을 단행하자, 비슷한 시기 스웨덴에서 설립된 해적당이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해적당은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 필요성을 주장하며 인터넷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 저작권법 및 특허권의 철폐와 혁신을 주장했다.

해적당 마크 (사진=위키피디아)

해적당은 사후 70년까지 보장 되는 저작권 보호 기간도 5년으로 크게 줄이고 복사를 제한하는 저작권 보호 기술인 DRM을 금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허 제도 폐지도 주장했다. 특히, 의료 관련 특허를 집중 공략했는데 특허 때문이 돈이 없는 가난한 나라 국민이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세계적으로 유행병이 돌아도 물량을 제대로 공급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06년 설립된 스웨던 해적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의석 2개를 확보하여 현실 정치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관심을 받으며 해적당 설립 붐을 만들어냈다. 마침내 2011년 9월 독일 베를린 주 선거에서 총 149개 의회 의석 중 15석을 차지하는 파란을 만들었다. 2012년 3월 독일 자를란트주 의회 선거에서는 7.4%의 득표율을 획득 현실 정치 무대에 안착했다.

관련기사

해적당은 점차 현실 정치 무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이다. 특히 체코와 아이슬랜드가 그러하다. 각각 2017년 10월에 있었던 선거에서 체코는 200 석 중 22석을 확보했으며, 이이슬랜드는 63석중 6석을 확보했다.

국내는 온라인 문화가 발달되어 있고 정보통신이 발달되어 있음에도 아직도 도구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온라인을 시끄럽고 골치 아픈 공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부분의 정당 활동은 오프라인을 기반하고 있다. 꼭 해적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온라인을 당의 핵심 정체성으로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당이 등장해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궁금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종혁 IT컬럼니스트

문화체육부 선정 '올해의 우수 도서'로 선정 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 저자이다. 96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지였던 '월간 인터넷' 기고로 글쓰기를시작하였다. 02년 '서울시청 포털' 메인 기획자로 일을 했다. '서울시청 포탈'은 UN에서 전자정부 세계 1위로 대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이 되었다. 미래부 '월드IT쇼' 초청 연사, 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동 통신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