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선판매 ICO가 꼭 필요한 이유

[박재현 칼럼]

전문가 칼럼입력 :2017/09/11 18:03    수정: 2017/09/11 18:17

박재현 IT컬럼니스트
박재현 IT컬럼니스트

지난 9월 4일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심하게 출렁거리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 총액 203조원($180B) 규모의 시장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다음날 바로 시장이 회복됐지만 큰 충격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계기가 됐다.

이번 시장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인민은행이 ICO를 금지한 게 원인이 됐다. 지난 9월3일 중국 인민은행, 증권감독관리 위원회 등 7개 중국 정부 부처는 "중국내 ICO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60 여개의 주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 여파로 중국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네오(NEO)와 퀀텀(QTUM) , 에이치쉐어(Hshare), 바이톰(Bytom)의 암호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중국 최대 ICO 플랫폼인 ICOAGE와 ICOIMFO가 모든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우리나라 포함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하락했다.

■ 암호화폐 선판매(ICO, Initial Coin Offerings)란 무엇인가?

일반 회사의 경우 회사 지분을 투자가들에게 팔아 투자금을 확보하거나, 유가증권 시장 등에 회사 주식을 공개해 투자자금을 확보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를 IPO(Initial Public Offering)라 한다. IPO는 비상장기업이 정해진 법률과 절차에 따라 회사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합법적인 방법이며 법률에 따라 규제와 관리를 받는다. IPO를 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성장시켜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암호화폐 선판매 방식인 ICO는 암호화폐 기반 프로젝트와 회사들이 초기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암호화페를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선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렇게 판매된 암호화폐는 암호화폐시장을 통해 거래될 수 있다.

비트코인

■ ICO에 성공한 회사와 프로젝트들은?

2013년 마스터코인(Mastercoin)은 최초의 ICO이다. 이후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도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2014년 이더라는 암호화폐를 판매해 약 2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고 현재 이를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 5조원 이상의 가치로 성장하였다. 이후 여러 업체들이 앞다투어 ICO를 진행했으며 2017년 들어 그 열기는 더욱 고조 됐다.

2017년 블록체인기반 분산 스토리지 네트워크 구축을 추구하는 파일코인(Filecoin)은 ICO를 통해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으며 차세대 스마트 컨트랙트 시스템 구축하려는 테조스(Tezos)는 2억3천2백만 달러를 ICO로 확보했다. 또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개발된 탈중앙화된 앱(Dapp)들에 대한 브라우저, 메신저 등을 개발하는 스테이터스(Status) 는 1억8백만 달러를 확보했다.

이더리움을 포함, 성공적인 ICO를 통해 건실하게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공통적으로 명확한 목표와 추진 일정, 높은 기술력과 많은 경험이 갖고 있는 구성원이 모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록, 성공 여부는 누구도 모르지만 그 가능성은 짐작해 볼 수 있다. 현재에도 새로운 ICO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다.

■ ICO의 성공여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순기능 측면에서 ICO는 좋은 회사, 프로젝트에 공정하고 합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신뢰할 수 없는 회사나 프로젝트팀이 과장된 내용으로 IC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가는 많은 ICO 중 옥석을 가려내야 만 한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ICO관련 정보는 해당 ICO에서 제공하는 기술 및 사업 설명서가 전부이다. 만약 이 설명서의 내용이 과장되었거나 비현실적이라면 ICO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ICO를 통해 판매된 암호화폐는 즉시 거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칫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ICO가 진행이 되거나 , 악의적으로 정보를 조작하여 가치를 부풀려 진다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번 중국의 ICO 금지 결정의 배경에도 현재 추진중인 ICO중 투기 성격의 그 실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것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가 검토한 많은 ICO 과제 설명서 중 내용이 구체적이고, 이를 수행할 팀들을 자세히 설명한 자료를 찾기 어려웠다.

따라서 ICO를 통해 투자를 하려면 다음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ICO투자를 하기전 해당 회사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

- 일반적으로 많은 ICO를 추진한 과제들은 깃허브(github)같은 공개 개발 플랫폼에 과제의 결과물을 공개해 둔다. 따라서 해당 ICO의 개발 결과물이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 되고 있는지 반드시 조사한다. 만약, 업데이트가 자주 일어나지 않고 관련 문서가 업데이트되지 않는 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 해당 ICO를 추진하는 팀의 구성원들을 철저히 조사한다. 그들이 프로젝트를 성공할 만큼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는지 , SNS 등을 통해 평판은 어떤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결국 프로젝트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팀에 대한 조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ICO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

ICO는 암호화폐 기반의 신규 플랫폼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ICO를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들은 탈중앙집중화되어 모든 구성원들이 직접 서비스의 주체로 연결이 되어 각기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공헌도에 따라 암호화폐를 대가로 받는다.

따라서 ICO 는 단순히 자금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 해당 프로젝트를 사용자에게 소개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반응의 결과가 바로 암호화폐의 구매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참여하는 사용자가 늘수록 가치가 지수상승한다. 특히, 암호화폐를 구매한 사용자는 가치 상승에 따라 암호화폐의 가치 또한 상승하기 있는 때문에 열성적인 후원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열성적인 사용자를 초기에 확보하기위해 ICO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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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소개할 때 속임수, 과장 등을 통해 사기를 치는 회사가 많을 수 있고,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목적으로 ICO 참여한 후 확보한 암호화폐를 부풀려 이득을 얻으려는 투기꾼이 많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암호화페 기반 블록체인 시장의 태동기 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시련을 거치면 질서와 규칙이 세워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혁신이 나올 것이다.

국내에서 필요한 것은 ICO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ICO를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한 거버넌스와 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 등 해외에서 ICO등을 금지할 때 우리나라에서 이를 합법화하고 활성화한다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스위스, 암스테르담 등 많은 국가와 도시에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규제를 풀고 관련 회사와 인재들이 찾는 곳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자.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현 IT컬럼니스트

포항공대에서 DBMS와 Mining 등을 전공 후 현대전자 S/W연구소에서 DBMS,OLTP 엔진 등을 개발했으며 Core Java , Core CORBA 등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하였다. 에이전텍과 와이즈프리를 창업해 에이전트와 검색엔진, 텍스트 마이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 씽크프리에서 웹 오피스와 삼성전자에서 챗온 메세징 서비스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비롯하여 빅데이타 플랫폼 등 다스의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유 경제, 인공지능 ,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