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현금 결제, 제도적 지원 반드시 필요하다

[기고] '신용카드 중독' 돌파구… 현금성 결제 정책적 지원을

전문가 칼럼입력 :2017/08/17 14:04    수정: 2017/08/19 11:48

배재형 민앤지 커뮤니케이션실장

오랜만에 조카를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30대 초반인 조카는 3개월 전 이직을 하면서 지갑 속에 고이 모시던 신용카드들을 모두 잘라버렸다고 한다. 결제 때마다 휴대폰에 단순히 숫자로 표시되는 문자 메시지는 지출에 대한 경각심을 무뎌지게 했고 매달 월급날이 돌아오기 무섭게 카드사마다 계좌에서 돈을 ‘퍼가며’ 선심 쓰듯 남긴 잔고는 조카에게 허탈감까지 안겨줬다.

직장생활 5년차임에도 스스로 지출을 통제하지 못해 자괴심이 든 조카는 결국 은행을 방문해 체크카드를 신규로 발급받고 ‘지금 이 순간 계좌에 돈이 없으면 난 정말 돈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조카처럼 내 주변에도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갈아타는’ 이들이 종종 보인다. 한국은행이 올해 3월 내놓은 ‘2016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건수는 1747만 1000건(이하 하루 평균 기준)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고 금액은 4240억원으로 15.2% 증가했다고 한다.

장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계획적인 소비를 통해 필요 이상의 금액은 사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관행은 우리사회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안겨줬다. 너도나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쓰다 보니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했다. 과소비를 조장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된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외상 구매라는 본질적 특성상 가맹점 수수료도 높다. 툭하면 카드사와 가맹점 간에 수수료 인하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앤지 배재형 커뮤니케이션실장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직불 결제 서비스가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지급 수단으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간다. 모바일 직불 결제는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이나 카드를 사용하는 대신, 휴대폰을 활용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바로 돈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모바일 직불 결제는 은행 계좌 등을 연동시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성한 바코드, QR코드 등으로 대금 결제를 할 수 있다. 은행 잔고 내에서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체 우려가 없고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결제와 달리 가맹점 수수료나 신용카드 연회비 등도 절약할 수 있다.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가계 부채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

이런 이유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은 최근 2년 사이 시장규모가 약 6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직불 결제는 부족한 가맹점수, 계좌 최초 등록시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절차, 적은 혜택 등이 시장 확장에 장애물로 존재하고 있다.

현금과 카드 사용에 익숙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아직은 모바일 결제에 낯설어 하는 이유도 크다. 디지털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이 소외되거나 개인정보 유출같은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큰 탓이다. 카드사들이 매월 일정 금액 이상 사용 고객들에게 통신비, 주유비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모바일 전자 결제 확산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같은 IT업체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중심의 인터넷 업체, SKT 같은 통신사들이 진입하면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보다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고정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들이 해당 결제 방식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보장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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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직불 카드 결제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미래 금융으로서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모바일 직불 카드 소득공제율을 지금보다 추가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인센티브를 늘려 직불 결제 이용을 유도하고 개인 신용등급 산정 시 이용 기간과 실적을 반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보다 결제 단계를 최소화 해 초반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용자들에게 통합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한다면 내 조카처럼 카드 중독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