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블록체인의 골든타임

[박재현칼럼]

전문가 칼럼입력 :2017/08/03 07:38

박재현 IT칼럼니스트
박재현 IT칼럼니스트

■ 골든 타임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을 말한다. 연일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회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비트코인 열풍 뒤로 사라지고 있다.

과거 다수 사람들은 인터넷을 과학자들의 호기심 만족을 위한 장난으로 치부했었고, 디지털 사진이 인공적이며 프린팅된 사진을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했었다. 마찬가지로 현재 많은 경제학자들과 사람들이 여전히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반짝 유행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지금 우리는 4차 산업 혁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블록체인을 리드할 수 있는 골든 타입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블록체인과 이더리움과 비트코인란?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위키(Wiki)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특정 항목에 대한 내용을 함께 정리하고 공유하고 그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공간인 위키처럼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비지니스 거래 내용을 기록하고 함께 검증하는 비지니스 백과사전이다.

이 둘의 차이점은 위키는 중앙에 모든 데이타가 모이는 데 반해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데이타가 참여자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있다.

아마 블록체인이 어떤 것인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좀더 정교하게 표현해 보면 블록체인은 여러 거래를 1MB 크기의 블록에 저장한 후 과반 이상의 사람들의 검증에 의해 이상이 없다는 것이 밝혀진 블록들을 하나의 체인으로 연결한다. 연결된 블록들은 참여자들의 컴퓨터에 모두 동일하게 저장하는 개인간 분산 장부(Ledger)이다.

이런 구조를 통해 블록체인은 분산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요건인 신뢰성(Consistency), 가용성(Availability), 분리 내구성(Partitions Tolerance)을 모두 만족한다. 보통 이들 요건을 만족하는 분산 시스템은 거의 없다.

신뢰할만한 분산 데이타 저장 시스템인 블록체인은 초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2013년 비탈린 부테린에 의해 스마트 계약과 댑(Dapp)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이 보강된 이더리움으로 거듭난다. 이더리움 발표 이후의 블록체인을 블록체인 2.0이라 부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서로 다른 가상화폐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동일하게 사용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오직 가상화폐인데 반해 , 이더리움은가상 화폐뿐만 아니라 금융,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범용 플랫폼이라는 점이 서로 다르다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반드시 알아야 돈 이야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

■ 블록체인이 혁신적인 이유는?

블록체인은 기존 중앙집중식 중개형 플랫품을 개인간 분산된 플랫폼으로 바꿀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 기반 서비스들은 제공자와 이용자들간의 연결과 거래를 중계하며 수수료를 취하는 모델이다.

가령, 우버는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사용자와 제공자를 연계하고 , 에어비엔비는 방이나 집을 빌려주려는 제공자와 빌리려는 사용자를 연결하면서 수수료를 취한다. 이는 구글도 네이버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중앙집중식 중계형 플랫폼 모델을 개인간의 직거래 모델로 전환하고 중간의 수수료를 없애는 파괴적인 혁신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이라는 혁신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블록체인 개발자는 거래 세부 내용을 직접 개발 코드로 프로그래밍하고 이를 블록내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 코드는 제3자의 개입 없이 특정 계약 조건이 만족되면 자동으로 실행을 한다. 가령, 특정 사람간에 어떤 작업을 완료했을 경우 자동으로 가상화폐를 통해 대가가 지불되도록 만들 수 있으며 이 작업 내용은 블록체인 사용자가 모두 투명하게 검증하고 관리하게 때문에 실생활에서 간혹 발생하는거래 부정이나 사기를 막을 수 있다.

스마트 계약 등을 활용해 개발된 다양한 산업 분야의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댑(Dspps , Decantralized Apps)라 부른다. 댑은 블록체인 내에 저장되고 서버 없이 구동되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다. 현재 약 600개의 댑들이 다양하게 개발중이며 이들 댑 거래소 또한 만들어 지고 있다.

■ 블록체인의 적용 현황은?

블록체인은 금융 분야를 비롯하여 , 보험, 교통 , 항공, 헬스케어, IoT , 에너지 , 물류와 배송, 음악, 제조, 보안, 소셜 미디어 그리고 공공 분야 등 거의 모든 주요 산업 분야에 적용되어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특히, 금융과 교통 분야에 효과가 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현재 일반 상점에서 신용카드나 직불 카드 결제시 결제 정보는 VAN사 , 카드사 , 은행 등 관련된 기관을 거쳐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VAN사는 결제 건당 수수료를 그리고 카드사와 은행은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온라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11번가 같은 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를 할 경우 PG(Payment Gateway)사를 통해 결제 정보가 전달이 되고 카드사, 은행 등 관련 기관이 이를 처리하며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국내의 경우 , 이러한 수수료는 상점주가 부담을 지게 되는 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상점주는 현금 또는 가능한 수수료가 적은 결제 수단을 선호하게 된다. 블록 체인을 사용하면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없애고 구매자가 직접 판매자에게 물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이 때, 결제 수단은 가상화폐이다. 물론, 가상화폐가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결제에 쓸 수 없다라는 의견도 있으나 실제 결제시 적용되는 가상화폐를 법정화폐와 1:1로 연동하여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리플(Ripple), 리얼코인(Realcoin), 비트리저브(BitReserve) 등 이 유사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블록체인은 결제, 담보 및 신용 대출, 송금, 융자, 환전 등 전 금융 분야에 있어 혁신을 제공한다.

잠시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되면 이를 관제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자율 주행 관제 센터는 실시간으로 차량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시 이를 즉시 온라인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긴급 패치나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외부의 침입으로 부터 차량을 실시간으로 보호해야 한다.

자율 주행차의 운영 시스템은 비행기 운영 시스템 처럼 각 기능들은 철저히 고립되어야 하고 , 특정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모듈로 즉시 대체되는 등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이 기능들에 모두 우선하는 기능으로 킬 스위치(Kill Switch)가 필요하다. 이 킬 스위치는 전체 차량이나 차량의 일부 기능의 작동을 즉시 중간시켜 긴급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새로운 자율주행 시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자동차 지갑(Car Wallet)을 통해 유료도로, 주차장, 충전요금 지불 등을 제공하고 , 주행 변조방지와 변조 불가능한블랙박스 개발 등에 적용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모든 상태 정보를 보험사와 공유하여 다양한 자동차 보험을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중앙에서 공유 거래를 컨트롤하는 우버와 달리 개인간에 직공유가 가능한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참고로, OAKEN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경우 테슬라의 솔라시티를 위해블록체인 기반의충전소 및 고속도로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 UAE GovHack - Tesla & Tollbooth on Blockchain (Official Submission) ).

■ 블록체인의 미래는?

인텔, MS, IBM, 등 많은 업체들이 블록체인을 서비스(Blockchain as a Service)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기업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 가 만들어져 기업용 블록체인 오프소스인 하이퍼 레져(Hyper ledger)를 발표하였다. 현재 150개가 넘는 조직이 멤버로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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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의 확산과 채택 여부와 별도로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확산될 것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앞당길 진정한 주역이 블록체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실제 데이타와 알고리즘, 그리고 컴퓨팅 파워를 갖고 있는 소수의 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이는 더욱 심화가 될 것이다(인공지능 기술 현황에 대해서는 "구글의 인공지능 파워 분석" 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권한을 갖고 투명한 거래와 프로세스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나온 모든 데이타를 공유한다.

현재 많은 국가의 정부와 학교, 그리고 산업계 리더 회사들은 블록체인을 여러 사업에 시범 적용을 하고 있다. 지금이 블록체인 기술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기 바로 전 단계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열풍에 가려 블록체인 기술이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지금, 블록체인 기술의 인력을 양성하고 시범적용을 늘리며 기반을 조성하고 역량을 확보 해야 한다. 자칫 우리는 블록체인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현 IT컬럼니스트

포항공대에서 DBMS와 Mining 등을 전공 후 현대전자 S/W연구소에서 DBMS,OLTP 엔진 등을 개발했으며 Core Java , Core CORBA 등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하였다. 에이전텍과 와이즈프리를 창업해 에이전트와 검색엔진, 텍스트 마이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 씽크프리에서 웹 오피스와 삼성전자에서 챗온 메세징 서비스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비롯하여 빅데이타 플랫폼 등 다스의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유 경제, 인공지능 ,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