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사업 때 고민해야 할 '아킬레스腱'

[기자수첩]카카오헤어샵 체험을 통한 학습

기자수첩입력 :2016/04/20 16:47    수정: 2016/04/21 08:46

지난주 홍대 근처 ㄱ미용실. 기자의 머리를 손질하고 난 헤어디자이너는 명함을 건네며 “앞으로는 (카카오를 이용하지 마시고) 이리 바로 전화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 디자이너가 그렇게 말한 까닭은 기자가 (리뷰할 목적으로) 카카오의 새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이 미용실을 찾아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 짧은 풍경 속에는 중요한 비즈니스 요소가 숨겨져 있다.

기자는 그걸 ‘O2O 서비스의 아킬레스건(腱)’이라 부르고 싶다.

O2O 서비스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연계한다는 게 골자다. 사업자군(群)으로 보면 크게 두 부류가 있을 수 있다. 온라인(유선 인터넷에서 출발해 지금은 모바일까지)에 기반한 사업자(1)와 오프라인 기반 사업자(2)가 그것이다. 물론 이 둘을 한 사업자가 같이 영위하는 사업군(3)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O2O 서비스의 아킬레스건(腱)’이라고 할 때는 주로 1군에 관한 것이다.

카카오헤어샵

1군의 경우 오프라인 사업장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2군과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그래서 1군과 2군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1군에게 2군은 양날을 갖고 있는 검(劍)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위 사례는 그 검의 진면목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 푼의 수수료라도 아끼자.”

그게 영세 2군 O2O 사업자들의 기본 생각이다.

그러나 그게 2군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고 비판하면 안 된다. 그거야말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비즈니스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보기에 2군(오프라인 대기업은 제외)은 대부분 약자에 속한다.

여러모로 볼 때 이걸 인정한 상태에서 수익모델을 짤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2군과 제휴를 해야만 하는 1군의 O2O 비즈니스에서 가장 간명한 수익모델은 아마도 수수료 기반일 것이다. ‘티끌 모아 태산’의 형태인데 그 방식이 수수료다. 틀림없이 여기에 자체 결제 수단을 붙이려 할 것이다.

수수료 모델의 아킬레스건이 바로 위 사례다.

더 문제가 되면 수수료 요율을 놓고 2군 연합체와 큰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수수료 모델에서는 진짜 박리다매를 고민해야 한다.

수수료 모델이 아니라면 광고 모델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방식은 1군의 O2O 사업을 ‘중개업자’보다 ‘플랫폼 사업자’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델 또한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광고료를 많이 집행한 2군 O2O 사업자를 잘 노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 모델의 경우 모두 인정할 객관적인 이용자 평가 방식과 병행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끊기지 않으려면 어떤 모델이든 1군과 2군의 ‘윈윈(Win-Win) 포인트’를 세밀하게 고민해 합리적으로 찾아내 서로 합의하는 것밖에 없다.

카카오 측은 이런 고민과 관련해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며 "수수료에 대한 부분은 시범 테스트 기간 동안 사용자의 이용 추이를 분석해 본 후 관계자들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헤어샵이란 무엇인가?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 서비스에 각지의 헤어샵을 연결해 이용자들에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아직 시범 서비스고 6월쯤 정식 오픈한다. 현재 사전 체험단에 선택된 카카오 사용자들에게만 공개된 상태다. 별도 앱이 아니라 카카오톡 내부에 ‘더 보기’ 기능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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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지역의 미용실을 선택한 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디자이너를 선택하고 예약도 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자신을 홍보하는 멘트도 넣을 수 있다. 결제는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휴대폰 소액 결제 등 다양하다. 예약은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예약 시간이 지난 후에는 결제 금액 중 90%가 환불 된다. 노쇼(No Show) 방지를 위해서다.

기자가 이용해본 결과 양쪽에 갈등만 없다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또 헤어샵도 고객을 늘리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