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벤처캐피탈이 500V를 찾는 이유

김충범 오백볼트 대표

전문가 칼럼입력 :2015/09/22 14:58    수정: 2015/09/22 16:10

김충범 오백볼트 대표

"한국 벤처기업은 출구가 없다."

지난 3월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가 발간한 '벤처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 보고서의 요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성공하기까지의 평균 소요기간은 유럽연합이 6.3년, 이스라엘 5.9년, 미국 5.0년, 중국 3.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2014년 기준으로 3.47%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엑시트 사례 자체가 드물어 이같은 통계를 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의 엑시트 성적을 좀 더 살펴보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의하면 2014년 국내 VC업계의 엑시트 유형은 ▲장외매각 및 상환(56.1%) ▲프로젝트(21.0%) ▲IPO(18.0%) ▲기타(2.8%) ▲M&A(2.1%) 순이었다.

장외매각이나 만기상환과 같은 단순 엑시트가 과반 이상이고, 벤처캐피탈로서 의미 있는 투자수익률(ROI)이 가능한 IPO와 M&A의 비중은 20% 안팎에 불과했다. 특히 M&A를 통한 엑시트 비중이 가장 낮은데, 이는 전체 엑시트 유형 중 M&A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해외 주요 국가들과 매우 대비되는 대목이다.

IPO에 의한 엑시트 비중이 18%에 불과한 것은 투자기간과 IPO 소요기간의 괴리 때문이다. 2013년 기준 국내 벤처조합의 운용기간은 평균 6.9년인데 반해, 기업이 창업 후 IPO에 이르기까지는 평균 11.9년이 소요됐다. IPO를 위한 제반 요건 등이 까다로와 초기 기업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까닭이다. 결국 조합 운용기간 동안 IPO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은 매우 낮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VC는 '창업-성장-엑시트-재창업'으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에서 혈액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VC의 투자금이 적절히 회수돼야 보다 많은 초기 기업들이 성장에 필요한 혈액을 제때 수혈 받을 수 있다. 선순환의 벤처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결국 M&A를 활성화하고 IPO 성공률을 높이는 등 VC들의 유의미한 엑시트 방안을 확대하고, 그 기간을 단축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500V는 초기 기업들에 대한 엑시트 방법을 다각화하고 기간 또한 획기적으로 단축시킴으로써 국내 기업생태계와 투자생태계 모두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올해 초 출범했다. 500V는 '얼라이언스 M&A'와 '1.5년 패스트 엑시트'라는 독창적인 전략을 활용한다.

1년 단위로 새로운 테마의 비즈니스 트랙과 카테고리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적합한 기업들을 주식 스왑 방식으로 인수한다. 피인수 기업들을 전략적 카테고리 별로 재정렬하고 500V만의 밸류업 작업을 거쳐 시너지를 극대화해 1년6개월 내에 엑시트 시키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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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총 23개 기업이 이러한 전략 하에 500V호(號)에 승선했다. 이 기간 중 500V에 동참을 원했던 기업은 무려 213개에 달했다. VC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독자적 엑시트가 힘든 피투자 기업들을 500V호에 태워 빠르게 엑시트 하고자 함이다. 500V의 패스트 엑시트 전략에 공감하는 VC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야흐로 500V 플랫폼은 이제 대한민국의 벤처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대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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