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딥링크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전문가 칼럼입력 :2014/08/29 08:15    수정: 2014/08/29 08:16

김승열
김승열

웹은 하이퍼텍스트(hypertext)를 통해 정보가 연결되고 확장된다. 하이퍼텍스트는 '월드와이드 웹(www)’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세계를 지배한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다. 그런데, 사용자들이 모바일 기기에서는 앱(App)을 중심으로 사용하면서 정보가 단절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 중에 하나로 '딥링크(Deeplink)’가 논의되고 있다. 딥링크는 매우 중요한 기술적인 키워드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어 몇가지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딥링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첫째, 딥링크는 모바일앱에서만 사용되는 기술이다.

그렇지 않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인데 의외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 최근에 놀라고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 딥링크’를 지나치게 강조한 일부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만들어진 오해인듯 싶다. 사실, 딥링크는 매우 고전적인 개념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은 웹초기 시절에 정보를 연결하기 위해 아웃링크(Outlink)를 할 때는 메인 페이지로 걸어주는 것이 예의였다. 연결이 되는 웹서비스의 트래픽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암묵적인 룰이었다.

하지만, 웹페이지들의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고 트렌드가 바뀌면서 현재는 관련있는 특정 페이지로 직접 링크를 거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이렇게 특정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딥링크라고 한다. 이러한 고전적인 개념을 모바일앱에 적용하려는 것일 뿐이다. 기술적인 구조는 전혀 다르지만 ‘딥링크’라는 사전적인 의미만으로는 이미 일반화된 용어이며 적용 환경을 모바일앱만으로 한정지을 수도 없다.

둘째, 딥링크는 특정 기술을 지칭한다.

그렇지 않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딥링크는 정보를 연결하는 개념일 뿐이다. 웹에서는 앵커(anchor) 태그를 통해 표준화된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바일웹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별도의 SDK를 제공하고 앱개발자들은 해당 코드를 추가해주어야 동작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이 가지는 시장의 영향력 때문에 모바일딥링크를 구글의 기술로 오해하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비롯해서 대형 광고 업체들도 고유한 딥링크 기술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앱의 특정 정보를 불러온다는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나 리퍼러 체크, 사용자 행태와 같은 뒷단의 분석 데이터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업자들의 딥링크 기술이 시장에 혼재해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특정 사업자에게 종속되는 코드를 넣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참고로 현재까지 구글의 딥링크를 지원하는 앱은 20개 정도에 불과하다.

세째, 딥링크를 사용하면 대상앱이 바로 실행된다.

개념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딥링크를 통한 앱의 구동방식은 제공 SDK나 플랫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환경에 따라 대상앱이 바로 실행되며 원하는 정보가 바로 노출될 수 있지만 ‘항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용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딥링크 구동방식을 예로 들어보자.

안드로이드는 일반적으로 암시적 인텐트(implicit intent)를 통해 외부와 연동된다. 그렇기 때문에 딥링크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사용자가 링크를 눌렀을 때는 구동앱을 선택하는 리스트 팝업이 뜨는 경우가 많다. 기본 구동앱을 설정해 놓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매번 팝업을 거친 후에 대상앱을 만나게 된다. 궁금하신 분은 Google+에 Pulse앱을 통한 딥링크를 실행해보면 된다.

넷째, 개발사는 딥링크를 구현하면 모바일앱만 있어도 된다.

가능은 하지만 서비스 성격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있다. 딥링크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보면 가장 큰 문제는 해당앱이 설치되지 않은 사용자들에 대한 처리이다. 앱설치 유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이러한 사용자군을 과감히 버릴 수 있다면 모바일앱만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트래픽과 사용자의 접점이 중요한 일반적인 사업자라면 앱설치 유도 페이지보다는 어떤 형태이던지 해당 정보로 사용자를 유입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모바일앱에 있는 모든 기능을 제공할 필요는 없지만 해당 정보가 표시되는 정도의 가벼운 웹페이지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실제로 구글 딥링크를 적용한 사업자들의 대부분은 모바일웹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모바일앱에서 특정 모바일 웹페이지의 정보를 노출하는 것 또한 모바일 딥링크이다. 간혹, 모바일 딥링크를 'App-to-App Linking’ 이라고 설명하는 보고서를 보게 되는데 이는 잘못된 설명이다.

다섯째, 구글이 딥링크를 강조하는 이유는 검색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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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다. 구글의 앱인덱싱이 검색 노출을 위해서 만들어낸 기술처럼 보이지만 검색이 전부라고 보기는 힘들다. 겨우 20개 남짓에 불과한 모바일앱의 정보를 인덱싱해서 보여주는 것이 구글의 목표는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앱들이 웹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보의 크롤링이 구글에게 그렇게 절실해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검색을 미끼로 구글 딥링크를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앱에서의 사용 행태를 분석하고 쌓으려는 것이 구글의 본심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상상을 해본다. 딥링크의 보이지 않는 강력함은 리퍼러를 비롯한 사용자 행태를 분석해서 쌓이는 데이터이다. 이러한 데이터와 딥링크 기술은 자연스럽게 광고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구글이 올해 4월에 딥링크 기술을 통해 앱설치를 유도하는 광고 상품을 내놓은 것을 보면 전혀 엉뚱한 상상은 아닌 듯 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승열 IT컬럼니스트

모바일왕국을 꿈꾸는 변방의 블로거로서 모바일 게임, 서비스, 브라우저, 스마트폰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국내 대기업에서 신규 모바일 서비스 전략과 기획을 담당하고 있으며 플랫폼 전문가 그룹(PAG)의 Board Member 이기도 하다. 개인 블로그는 http://www.mobizen.pe.kr이며, 트위터는 @mobizenpekr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