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본 우버

전문가 칼럼입력 :2014/07/28 09:00

조중혁
조중혁

 공유 경제의 대표 모델로 주목받아온 ‘우버 (Uber)’가 서울시의 규제 발표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우버는 잘 알려진 것처럼 2009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 된 서비스로 차를 태워주고 싶은 사람과 차를 타고 싶은 사람을 쉽게 연결 해 주는 스마트폰앱이다.

사실상 콜택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벤츠, BMW, 에쿠스 같은 고급 승용차가 대부분이며 서비스 요금은 모범 택시 요금보다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고급차를 탈 수 있다는 장점, 매우 친절하다는 장점, 금요일 저녁 중심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용 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연일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조금 비싸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서비스로 인정 받는 분위기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이하 "자가용자동차"라 한다)를 유상(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 되어 있기에 현행법 상 우버는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우버앱을 차단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우버 운전자에게 벌금 100만 원을 부과했으며, 5월에는 우버코리아를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기술이 발명 되기 전 만들어진 법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경우 새롭게 태어나거나 생명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과거의 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인류의 행복을 크게 늘리고 진보 시킨 기술도 과거에는 당시 기존 기득권 세력과 큰 마찰이 있었으며 더 오래 된 과거 법의 족쇄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적 위대함도 있지만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했기에 가능했다.

인간의 삶을 바꾼 대표적 기술인 자동차를 살펴보자. 영국에서 자동차가 처음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은 환호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 동네를 벗어날 수 없었지만 자동차의 발명으로 힘들지 않게 전국을 돌아 다닐 수 있게 되며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의 택시 기사들이라고 할 수 있는 마부들은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당시 마부는 말이라는 고급 운송 수단을 다루던 괜찮은 직업이었다. 마부 협회의 영향력도 매우 컸다. 마부 협회는 지금 택시협회가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것처럼 영국 정부에 자동차의 발전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인 로비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동차에 매우 환호했기 때문에 마부협회의 로비는 생각만큼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마부협회에게 둘도 없는 호재가 찾아 오자 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황을 역전 시킬 장치를 마련한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사고가 영국에서 발생 해 사람이 죽은 것이었다. 1834년 영국의 귀족 스코트러셀이 만든 증기 버스가 승객 21을 태우고 가다가 오르막을 오르기 위해 증기 압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보일러가 폭발 해 2명이 사망한 것이다. 마부 협회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인 기계인 자동차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해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을 통과시켰다.

붉은 깃발법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자동차에는 3명이 탑승해야 했다. 시외 기준 6.4㎞이하로 달려야 했으며, 시내에서는 3.2㎞로 제한 받았다.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3명 중 한명은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자동차 전방 55M 앞에서 자동차가 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깃발 혹은 붉은 등을 가지고 소리치면서 뛰어 다녀야 했다. 또 다른 한명은 자동차가 지나갔으니 이제 안심해도 된다고 후방에서 소리 치면서 뛰어 다녀야 했다.

1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여행이라는 즐거움을 선사 해 준 비행기 역시도 기존법과 큰 갈등이 있었다. 새처럼 날아 다니는 인간의 오래 된 꿈을 라이트형제가 실현시키자 신문사들은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엄청난 관심은 불가능한 일을 성공한 라이트형제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며 공격하기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라이트형제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뉴욕시의 허드슨-풀톤(Hudson-Fulton)축제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돌고 뉴욕시민들 위로 33분간 날며 그들의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사람이 새처럼 날 수 있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충격이었다. 충격이 큰만큼 비행기 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했다. 하지만, 비행기의 발전이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소식은 아니었다. 당시 땅을 소유한 사람들은 비행기의 발전을 매우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비행기가 날아가다가 자신의 건물에 부딪히거나 땅에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 자산가들이 비행기의 발전을 반대했다.

이 때문에 땅주인들은 자신들이 땅위에 공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땅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자신들의 허락을 받고 자신들에게 통행요금을 내야 하는 것처럼 비행기 역시도 지나가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허락과 함께 통행 요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비행기가 만들어지기전 제정된 당시법 만가지고 보면 땅주인들의 주장은 맞는 말이었다.

붉은 깃발법은 자동차의 발전을 막는 법이었다. 붉은 깃발법이 계속되었다면 현재와 같은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은 슬기롭게 붉은 깃발법을 극복했다. 새로운 규칙인 신호등을 개발했다. 초록색은 자동차가 앞으로 갈 수 있으며, 빨간 색은 자동차가 멈춰야 한다는 규칙을 만든 후 1868년 런던에 처음 설치했다. 교통 경찰관이 교통상황을 보고 수동으로 조작하는 신호등이었다. 원판에 구멍 두개를 뚫고 빨간색과 초록색의 유리를 끼운후 뒤쪽에 가스등을 달아 손으로 돌려 신호를 했다.

붉은 깃발법에 묶여 발전이 없었던 자동차는 다시 발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발전은 미국에서 시작 되었다. 전기기술을 이용한 신호등이 1919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졌다. 자동차는 더욱 안전해졌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디토로이트는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생산 도시가 될 수 있었다.

 

비행기의 발전 역시도 사회적 대타협이 있었기에 발전 할 수 있었다. 비행기는 자동차와 다르게 땅주인의 허락이나 통행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사회적 협의가 있어 발전 할 수 있었다.

서울시가 우버를 규제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 우버차량은 사고가 일어날 경우 보험사가 거부하면 치료비 등을 보상받을 수 없다.

- 우버는 운전자가 성범죄자 등 전과자나 무자격자인지 사전에 검증하기 어렵다.

- 차량정비도 확인할 수 없어 사고 위험률도 높다.

- 우버앱에 가입할 때 필수적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해 개인정보 유출우려를 낳고 있다. 또 택시면허도 없이 비싼 요금을 받아 일반택시의 영업을 침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논리는 과거 규제의 논리일 뿐이다. 우버가 등장하기 전에 나온 보험 약관이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와 보험을 만들면 된다. 우버 택시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하지만 최소한의 자격만 갖추고 법적인 문제만 없으면 되는 택시보다 더 친절하고 안전 할 수 있다. 우버 택시를 이용한 사람이 만족도에 대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영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면까지 주의 깊게 기울 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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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평판의 효과는 그 어떤 제도적 장치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온라인에서 충분히 확인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 문제로 규제를 해야 한다면 이미 온라인 비즈니스는 존재 할 수 없는 비즈니스이다. 요금이 비싼 것은 서울시에서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 이유 없이 비싸다면 경쟁에서 밀려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공유 경제는 이미 세계적 화두이다. 과거의 틀에 미래를 가두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논의와 합의를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종혁 IT컬럼니스트

문화체육부 선정 '올해의 우수 도서'로 선정 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 저자이다. 96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지였던 '월간 인터넷' 기고로 글쓰기를시작하였다. 02년 '서울시청 포털' 메인 기획자로 일을 했다. '서울시청 포탈'은 UN에서 전자정부 세계 1위로 대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이 되었다. 미래부 '월드IT쇼' 초청 연사, 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동 통신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