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유행 아닌 대세가 되기 위한 조건

전문가 칼럼입력 :2014/07/14 09:09    수정: 2014/07/14 10:16

문재승 GS홈쇼핑 UX 담당 treelove082@gmail.com

O2O(Onlie to Offline)는 최근 IT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다. 사실 O2O에 담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한다는 개념은 최근에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이전에 없었던 개념은 아닌만큼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런데도 O2O가 최근 관심을 끄는 것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의 진화 때문이다. QR코드를 시작으로 요즘은 NFC, 비콘과 같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기술의 진화는 마케팅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한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QR코드 사례를 보자. 리더기를 열어 코드를 읽어야 하는 QR코드를 활용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QR코드는 기본적으로 단순 맵핑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해주는 수준의 단방향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많은 회사들이 QR코드를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는지로 넘어가면 고개가 갸우뚱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영수증과 같은 오프라인 정보를 온라인에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었다. 오프라인 고객은 계속 방문하는지 여부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반응은 별로 였던 것 같다. 이벤트 참여용 무료 코드를 영수증이나 별도 쿠폰을 통해 제공해도 넘어오는 고객들은 많지 않았다. 이벤트에 참여하기보다는 그냥 버리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QR코드나 오프라인 영수증를 활용한 마케팅 방식은 고객의 관심을 크게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단방향적으로 제공한 방식이다.

반면 나오는 NFC나 비콘 같은 기술들은 QR코드와 비교해 진화된 모습이다. 마케팅, 특히 쇼핑 분야에서 비콘이나 NFC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쓰기 나름일 것이다. 고객들에게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방향을 잡고 이들 기술을 투입하지 않이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필자 생각이다.

NFC나 비콘 기술을 갖고 고객 중심적인 시도를 하기 적합한 분야가 바로 쇼핑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은 개인화, 지역화, 추천 등과 같은 키워드들이 중요한 요소 부각했다. 이와 반대로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온라인으로 점점 쏠리는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또 동일한 고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지그재그 형태로 쇼핑을 하고 있더라도 그 전반적인 행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둘을 엮을 수 있는 고객 동선 혹은 시나리오가 불명확하고 또한 기술적 뒷받침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융합한다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O2O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그러나 예전처럼 기술과 KPI에 집중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시도들은 O2O 시장에 적합한 고객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정 지역을 지나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비콘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무가지를 통해 배포하던 쿠폰을 전달하는 것과 같은 마케팅이 예가 될수 있다. 지역 업체들은 쿠폰을 뿌릴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무가지를 활용해왔다. 이후 디지털옥외광고(DOOH)나 디지털 사이니지와 같은 광고 기술이 무가지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지만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해 아직은 마이너에 머물러 있다.

지나치게 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너무 뻔한 마케팅 콘텐츠들을 전달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비콘을 통한 푸시 마케팅을 개인화된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기존에 ‘다수를 향한 같은 콘텐츠’ 구조는 ‘개개인을 향한 차별화된 콘텐츠’ 구조로 바뀌게 될 것이다. 비콘은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 기반이다.

간편한 결제 기능 외에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NFC 기술도 이런 흐름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끌수 있을 것이다. 소액 결제와 같은 기능과 융합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 대대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한 NFC는 기술적 한계와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작다는 한계로 대중화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쇼핑에서 NFC의 잠재력은 여전하다. 특히 웨어러블 컴퓨팅과 NFC의 결합을 주목해 볼만 하다.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각 상품 앞에 상품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NFC칩을 설치한다. 그리고 NFC리더를 탑재하고 있는 스마트 밴드를 착용하고 있는 고객이 마트를 돌아 다니면서 관심있는 상품을 들었다 놨다 한다면, 해당 마트는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였는지 혹은 어떤 동선으로 쇼핑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정보들은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어 온라인 쇼핑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마트에서 구매를 망설였던 상품을 온라인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추천해주거나 나와 비슷한 오프라인 쇼핑 행태를 보였던 다른 고객의 쇼핑 패턴에 기반한 온라인 상품 추천도 가능해 질 것이다.결국 온오프라인이 하나로 움직이는 진정한 O2O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은 조합의 O2O 혁신은 아마존이 제공하고 있는 대시(Dash) 서비스와도 일맥상통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구분을 넘어 연속적인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와 관련한 것이다. 단기간에 이루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O2O 비즈니스가 나아가야할 방향도 이런쪽일 것이다.

이런 변화들은 정체되어 있던 일부 기술들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신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노트북과 같은 기기에선 재미를 못봤지만 헤드셋이나 태블릿용 무선 키보드 등에서 자리를 잡은 블루투스 기술외에 NFC와 비콘이 제대로 빛을 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NFC칩, 리더 등을 포함한 전체 NFC 시장은 2013년 이후 이미 성장을 멈추었고 2016년까지 큰 증가 폭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FC는 안드로이드폰에 대부분 탑재됐고, 후불식 교통카드와 같은 영역에 보급됐지만 널리 쓰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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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후불식 교통카드 시장에는 이미 IC카드와 같은 상대적으로 범용적인 결제 방식이 존재해왔다. IC카드에 비하여 크게 드러나는 장점이 없는데, 신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NFC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NFC는 앞으로 IoT시장에서 디바이스간 혹은 디바이스와 환경이 근거리 내에서 비접촉 방식을 통해 최소한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미래가 더 밝을 것이다. 비콘의 경우도 원거리에서 적은 오차로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UX와 결합되어야만 기술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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