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짝퉁' 게임은 한류가 아니다

기자수첩입력 :2014/04/05 08:25    수정: 2014/04/05 08:25

게임은 과연 예술이고 문화일까. 또 정말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류 콘텐츠의 중심일까. 

당연하게 여겨지던 말들이 어느 순간부터 낯설어지고 있다. ‘짝퉁’ 의혹 게임들이 범람하면서부터 시작된 변화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세계에서 큰 위상을 떨쳐 왔다. PC 온라인에 최적화된 게임성과 ‘부분유료화’라는 상용화 모델을 세계에 전파하며 게임계에 무서운 강자로 떠올랐다.

게임이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게임을 가치 있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지나친 산업 규제가 밀고 들어올 때 게임인들은 한 목소리로 “게임은 예술이고 문화다”, “한류의 핵심이다”를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지금도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의문이다.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판박이식 모바일 게임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일단 벌고 보자”는 식의 게임사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4일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문화융성위원회 제3차 회의에 참석, “게임중독법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고 해외 투자유치를 하려고 할 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건의했다.

그런데 이 말을 곱씹어 보면 해외 투자유치 어려움의 근본적인 이유가 정말 정부의 지나친 규제 때문인지 의문이 든다. 어디에서 본 듯한 게임에 투자할 우둔한 해외 투자사가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역차별’이 아니라 ‘정당한 차별’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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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에서는 국내에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한 모바일 게임을 두고 유명 콘솔 게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는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소개됐고, 국내 게임 이용자들도 일본 이용자들의 비판에 수긍하는 목소리를 냈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용자들은 “표절”이라 말하는데, 게임사만 “다르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게임은 예술이고 한류의 핵심일 수 있을까. 그럼에도 해외 진출이 어렵다 말하고, 투자 유치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