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CT 중소벤처의 인재 딜레마

전문가 칼럼입력 :2013/07/17 08:59

안창준 리더십포럼 대표

중소벤처 기업인들 처한 최대 난제 중의 하나는 인재의 확보와 유지이다. 우선 사람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인력시장에서 필요한 인재 확보는 사금을 캐는 수준이다.

그나마 어렵게 확보한 인력이 업무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인력 유지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소중한 도자기 다루듯 하지만 결국 도난의 대상이 될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소벤처 경영인들은 인재 확보전으로 확대된 사업전선에서 분투 중이겠지만 그리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벤처 붐 시절, 중소벤처와 대기업간의 임금 격차는 패기와 열정으로 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벤처기업들은 대기업이 제공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주었고, 보다 융통성 있는 업무 환경과 창조적인 업무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의 벤처기업의 처지는 임금, 비전, 업무환경, 업무기회 그 어느 것 하나 마땅히 제공하기에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굳이 탓을 하자면 ICT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심하였던 과거의 정책, 불공정한 거래 관행,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사업자를 가려보지 못하고 무늬만 흉내 내는 제품으로 현혹하는 사업자를 허용하였던 시장의 어리숙함, 기술혁신의 기치를 끝내 거두고만 기업가의 뚝심 없음, 무정한 자본가의 사리만을 챙기는 횡포 등 등 각자가 할 말이 많을 터이다.

그러나 이제 중소벤처 기업인들은 원인에 대한 분석을 잠시 쉬고 스스로가 지금 여기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새 정부가 다시 ICT에 창조경제의 선봉의 깃발을 맡겨 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 시장, 기업가 그리고 자본가가 더불어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과거에 묻어 두었던 아쉬움을 다시 더듬어 꺼내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중소벤처의 최대의 고민으로 돌아가 보자. 어떻게 해야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과연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 것이 임금 수준이나 중소벤처가 처한 밝지 않은 미래 탓뿐일까? 당장에 어쩔 수 없는 내부적인 혹은 외부적인 환경에만 답답증을 호소하면서 정작 중소벤처 본연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나 시대 변화 요구에 대한 대응에 게을렀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구태의연한 기술 개발 의지와 희미한 창조정신에 머문 채로 새로운 인재를 유혹하기는 어렵다. 변화하는 인재들의 가치관을 읽지도 못하면서 전근대적인 지시와 통제의 문화로 그들을 품기를 기대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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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생존에만 연연하는 기업가 정신에서 벗어나 기술의 기치를 내걸어야 한다. 둘째 중소벤처의 창조성 발휘를 지원하는 기업문화 구축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셋째로 업력이 긴 중소벤처에서 주로 보이는 구태의연한 통제와 지시 형태의 리더십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바람직한 미래의 변화는 현재 취하는 변화된 행동에서 오는 것이다. 중소벤처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비전도 없고, 미래의 수익도 없고, 현재의 인재도 없다. 그리고 인재가 없는 중소벤처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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