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마트폰·태블릿 "개인-업무 분리해라"

모바일 디바이스의 필수요소 '이중성'

백승주입력 :2013/02/22 10:34

백승주
백승주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급증과 함께 주위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업무를 하던 디바이스를 집으로 가져갔을 경우, 이를 그대로 가족들이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개인별 걱정, 거꾸로 집에서 사용하던 개인 디바이스를 회사에 가지고 가서 업무에 활용해도 무방할 것인가에 대한 조직 내 고민 사항이 여기에 해당된다. 개인이 구매한 디바이스를 업무에 활용하거나, 조직에서 지급한 디바이스를 밖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트렌드의 분위기에서 누구에게나 느낄 수 있는 걱정거리라고 생각한다.

업무에 사용하던 디바이스를 가족에게 타 용도로 빌려주었을 때, 가족 중 누군가가 바탕 화면의 사서함을 열고 메일을 작성해 아무렇지도 않게 전송을 한다면? 이 전송 대상이 회사 전체나 조직 내 중역이라면? 별 생각 없이 웹 서핑을 하던 중 정보가 유출된다면? 저장된 프로젝트 진행 문서를 열고 수정한다면? 마지막으로 공들여서 진행해온 게임을 열고 망쳤을 경우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주말이 지나고 나면 다음과 같은 경험을 겪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 바로 스마트폰의 암호를 가족 중 누군가가 여러 번 틀려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 경우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메일을 확인하는 경우가 일상이 된 요즘, 조직에서는 모바일 디바이스 분실에 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 여러 번 암호를 틀렸을 경우, 자동으로 해당 디바이스를 초기화하는 형태로 보안 정책을 반영해놓고 있다.

또한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태블릿 디바이스의 경우에도, 기술 벤더에 따라 조금씩 틀리긴 하지만, 대부분 기본 설계가 디바이스 대 사용자의 비율을 1대1로 설계한 형태가 다반사이다. 이에 본인이 사용하다가 가족에게 잠시 인계하거나, 업무 상의 이유로 타 사용자에게 이용권을 넘겨야 할 경우 본인의 환경에 대한 부분을 고스란히 넘겨주던지 초기화해야 한다.

업무와 개인 생활과의 연속성이 깊어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이에 대한 연속성을 모호하게 구분하려는 움직임도 함께 생겨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IT 기술 역시 이러한 요구 사항을 뒷받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개인 영역과 업무 영역별로 상황을 구분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의 IT 기술은 일반적으로 사람 및 상황에 대한 구분을 계정(ID)와 암호를 통해 한다. 계정이 존재한다는 의미는 해당 디바이스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계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대의 의미이다. 그러나 하나의 디바이스의 암호만으로는 사용자나 이에 따른 환경 구분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계정과 업무를 위한 계정이 동일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개인 전자 메일과 업무용 전자 메일이 구분돼 있는 것처럼, 모바일 디바이스와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 역시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앞서 예로 든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사용자와 디바이스의 숫자가 1대1에 가장 가까운 디바이스임에도 불구하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과 컴퓨터는 어떨까? 이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공유될 가능성이 높은 디바이스이다. 또한 컴퓨터 역시 개별적으로 사용되는 개인 디바이스와의 연계가 강화되고 있기에 공유된 형태의 환경 제공 및 이용보다는 사용자별 구분이 필요해지고 있다.

사용자의 구분을 위한 IT 기술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지금까지는 사용하는 플랫폼을 이중화하는 형태가 가장 많았다. 쉽게 말해 디바이스를 분리하거나, 운영체제를 따로 사용하게 하는 형태였지만, 디바이스와 운영 체제가 물리적인 구분이 불가능해진 요즘 사용자의 이중성을 부여(Dual-Personality)하는 방향이 해답으로 되어가고 있다.

쉽게 풀면, 개인적인 일을 볼 때 사용하는 계정과 업무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계정을 따로 두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성 부여는 단순한 분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영역별로 사용중인 환경을 그대로 이전 및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업무에서 사용하던 최근 문서의 목록, 저장된 위치, 메일 사서함의 정보, 심지어 컴퓨팅 환경 배치까지도 연결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사용자의 생산성 및 편리성에도 일조한다. 또 이중성에 대한 기술이 이용하기 어려운 형태가 아니라 안전하면서도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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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화(Consumerization), BYOD(Bring Your Own Device) 등이 의미하는 바, 다시 말해, 개인과 업무의 구분을 더 이상 명확히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를 기술 벤더별로 철학과 비즈니스 영역에 따라 현실화된 기술로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개인의 삶과 업무의 영역은 동일한 디바이스 내에서 진행되지만 해당 영역의 요구 분야는 분명히 다르게 존재하고, 이를 공통된 환경에서 제공할 경우 개인 데이터의 훼손부터 조직내의 보안까지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 내 이중성이 보장돼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항으로 조직에게 요구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승주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Microsoft 기술 전도사(Evangelist), IT 트렌드 및 주요 키워드를 다루는 꼬알라의 하얀집(http://www.koalra.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