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셜커머스, 순위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기자수첩입력 :2012/11/08 15:46    수정: 2012/11/08 16:06

김희연 기자

소셜커머스 시장이 등장한지 2년이 훌쩍 넘었다. 반값 열풍과 업체들의 대형 마케팅 공세로 업계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온라인 유통업계 주요 유통채널로서 입지 굳히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소셜커머스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의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소셜커머스 시장에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가 정착기에 들면서 내년도에는 향후 성장을 위한 업체 간 행보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때문에 관계자들도 이제는 업계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업계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는 티켓몬스터와 쿠팡만 봐도 그렇다. 두 업체의 행보는 그 동안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업계 1위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두 회사의 향후 행보는 조금 달라 보인다.

티켓몬스터는 고객 관리 서비스, 투어 및 문화상품 강화 등 향후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은 이에 반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여기에 위메이크프라이스와 그루폰코리아 역시 내실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승부수를 던져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소셜커머스 업계 한계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소셜커머스 회사들의 인력규모와 초기 마케팅 투자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시장이 성장하지는 못했다는 우려다.

실제로 국내보다 앞서 태동한 미국 소셜커머스 시장의 선례를 들여다봤을 때도 그렇다. 2008년 출발한 그루폰은 2년 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주가가 70% 이상 빠져나가면서 소셜커머스 업계 전반에 거품 논란을 일으키게 됐다.

때문에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 역시 급성장한 만큼 정체시기 역시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상품딜 중심의 입소문을 통해 시장이 형성된 것이 아니라 반값 이미지와 브랜드 자체 강화 마케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한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초기 성장에는 이런 점이 득이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상품 품질로 승부해야 장기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는 굳어진 반값이미지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현재 상황을 돌파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 업계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시장 성장에 대한 우려의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해가고 있는 것은 물론 초기 마케팅 투자 비용 등을 상쇄할만한 수준의 매출 역시 충분히 기록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그루폰. 구글의 인수 제안에도 쿨하게 돌아서던 그루폰이었다. 지금의 추락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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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커머스 업계라고 예외일 수 없다. 경기불황과 맞물려 반값 이미지로 승승장구했지만 그 이면에는 짝퉁상품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소셜커머스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내 소셜커머스도 볼성사나운 업계 순위 경쟁만 해서는 안된다. 한번쯤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에 온 것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오픈마켓과 달리 어떤 경쟁포인트를 가지고 자리잡아 나가야할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