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클라우드가 IT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IT엔지니어에게는 또 다른 기회될 것

백승주입력 :2011/06/27 14:32    수정: 2011/06/27 15:28

백승주
백승주

2009년 말부터 서서히 불어오던 클라우드 바람이 이제는 일상의 일부분이 돼가며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제 클라우드는 IT 엔지니어에게도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로 다뤄야 할 하나의 기술 영역으로 생각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IT 엔지니어 관점, 다시 말해 이들의 기존 업무에 기반해 살펴보면 다소 의아한 측면이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프라를 IT 엔지니어가 직접 만들고 운영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인프라는 필요로 하는 양만큼 빌려 쓰고 이에 대해서만 과금하는 구조이기에 ‘IT 엔지니어가 필요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는 IT 엔지니어의 생계(?)에 있어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우려 중 극히 일부는 맞는 이야기지만 대부분은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클라우드를 바라보는 IT 엔지니어의 시각을 칼럼에서 다루고자 한다.

■클라우드는 IT 엔지니어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는다!

과거 10년 이상 기업의 비즈니스를 지탱해 온 IT 인프라의 구성 형태는 온프리미스(On-Premise), 즉 직접 조직 내에 서버를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형태였다. 새롭게 등장한 클라우드의 형태는 직접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벤더가 구축해놓은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의미인데, 그냥 빌리면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클라우드 내에 구축되는 인프라에 대한 설계 및 최초 구성, 나아가 과금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하며 기존의 전문가가 관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의 유행으로 IT 엔지니어가 필요 없지 않을까라고 자칫 잘못 생각했을 경우에 클라우드 기반의 IT 인프라에 대한 구성 및 유지 보수는 누가 할 것인가?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에 직접 영업 대표가 클라우드 제공 벤더의 헬프데스크 창구와 논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떠한 구성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 IT 엔지니어가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형태를 넘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 보면, 어떤 특정 IT 기술의 등장이 기존 IT 기술을 모두 바꾸는 경우는 없다. 새로운 기술과 과거의 기술을 잘 융합하고 연동하여 좀더 나은 비즈니스를 위하는 것이 IT의 역할이지, 기술의 우월로 기존의 모든 비즈니스 기반 IT 인프라를 바꾸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의 도입을 검토하고 어떤 업무에 퍼블릭과 프라이빗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지, 이 둘의 공존 모델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고민하고 있다. IT 엔지니어는 이 두 클라우드 간의 연결 고리에 대한 기술 구현 임무를 부여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벤더에서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클라우드(메일, 포탈, 메신저와 같은)를 검토해보면 기존의 운영 상의 이유나 법적인 이유로 인해 외부의 클라우드에 모든 사용자를 배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의 사용자는 클라우드 내, 일부의 사용자는 조직 내 인프라에 배치되는데 이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나의 조직처럼 두 인프라를 이용할 것이며, 인증 문제는 어떻게 단일 인증으로 처리할 것이며 누가 할 것인지? 근래에 출시된 다양한 부류의 관리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들은 어느 한쪽의 클라우드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차츰 두 개의 클라우드를 하나의 형태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으로 나아가는 것도 이를 증명하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모니터링은 누가 할 것인가?

퍼블릭 클라우드 내 자사의 응용 프로그램을 배치시켜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기반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조직 내 사용자가 아닌 외부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이 경우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다. 바로 모니터링에 대한 부분이다. 조직 내 인프라가 모두 있을 경우 사용하고 있는 운영 체제의 모니터링 방법론에 따라 모니터링을 하면 특정 인프라에 대한 병목 현상이나 오류 해결, 사전 진단 등이 어렵지 않게 가능했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시각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니터링을 모두 클라우드 제공 벤더가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클라우드 제공 벤더는 자사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부분만 모니터링을 할 뿐, 내부에서 동작중인 고객의 응용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모니터링하지 않는다. (사실 할 수도 없다. 동작중인 응용 프로그램이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어디를 모니터링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또한 이용 고객의 입장에선 모니터링을 해야 할 인프라가 내 손에 없기에 모니터링이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클라우드 벤더들은 자사의 클라우드에 배치된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성능 확인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방법론, 그리고 기반되는 운영 체제에 대한 모니터링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제공되는 모니터링 방법론은 조직 내 개발자와 연계해 개발 소스 내에 배치시켜야 하고 이를 클라우드 벤더가 제공하는 모니터링 도구나 기존 관리 소프트웨어 벤더에서 제공하고 있는 모니터링 도구와 결합하는 모양이 다반사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니터링에 대한 인프라 구성 및 설정 구성, 나아가 분석은 누가 해야 할 몫일까? 모니터링이 되지 않고 있는 인프라는,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IT 인프라의 시한 폭탄이며 문제 발생시 해결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클라우드 내 인프라나 응용 프로그램을 구성해 놓은 경우, 해당 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IT 엔지니어가 필수적이다.

클라우드도 하나씩 뜯어보면, 기존의 조직 내에 배치되었던 인프라를 여러 데이터센터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형태이다. 이러한 데이터센터를 누가 운영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IT 엔지니어의 위치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언제나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자동차에서 자동 변속기 기술이 처음 상용화되었을 때, 모든 자동차에 자동 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여전히 필요에 따라 수동 변속기도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변화나 새로운 등장은 지금까지 하고 있던 여러 모습들을 일부 바꿔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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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현재의 IT 인프라의 모든 영역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마치 음식점 메뉴판에 새로운 메뉴가 등장한 것처럼 필요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IT 시나리오가 하나 더 등장한 셈이다. 그러므로 클라우드 기술의 유행 및 사용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IT 엔지니어의 역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욱 중요한 역할로 바꿔놓고 있으며 기존에 갈고 닦아 놓은 IT 분야의 지식을 뽐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승주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Microsoft 기술 전도사(Evangelist), IT 트렌드 및 주요 키워드를 다루는 꼬알라의 하얀집(http://www.koalra.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